[ON 선데이] 영업 귀재의 영업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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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나갈 땐 사람이 모이는 법
어려울 때 진짜 친구 확인 가능
베푼 것은 강물에 흘려보내고
받은 은혜는 돌에 꼭 새겨야
」
사람들이 좋은 위치에 있고 잘되면 많은 사람이 만나자고 찾아온다. 권력과 위치에 있는 분과 관련된 결혼식장이나 상갓집에는 찾는 이들이 줄을 선다. 그러나 자리에서 물러나는 순간 썰물처럼 사라진다. 누가 진짜 신뢰가 있는지는 눈앞의 모습으로 판단할 수 없다. 나도 착각한 적이 적지 않다. 진짜 모습은 자리를 떠나거나 어려워질 때 나타난다. 생각 외로 어려울 때 의외의 사람이 나타나기도 한다.
많은 경우, 사람들은 상대가 어려울 때 돕기는커녕 자신이 받은 은혜조차 잘 기억하지 못한다. 예전에, 뽀빠이 이상용씨의 인터뷰를 읽었다. 참 훌륭한 분이다. 많은 사람을 도왔지만 오해를 받아 명예도 실추되고 수사까지 받은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 그분이 이런 말을 했다. “제가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주어 목숨을 구하게 된 심장병 어린이가 모두 567명인데 지금까지 연락되는 친구는 10여 명이에요. 그건 솔직히 좀 서운합니다. 그렇지만 그 또한 제 팔자겠죠.” 그분으로 인해 목숨을 구한 이들임에도 98%는 연락도 안 한다는 것이다. 그분은 팔자라는 표현까지 쓰며 서운해 했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내가 보기에는 연락하는 10명이라도 있다는 것은 그래도 다행이다.
경영의 신이라 불린 이나모리 가즈오조차도 노년에 이런 말을 했다. “회사 초기, 술자리에서 내 옆에 와서 ‘사장님을 존경합니다. 영원히 옆에서 도우며 충성하겠습니다’라고 외치던 간부 중 지금 나의 곁을 지키던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다. 힘들고 어려울 때 다 도망갔다. 오히려 조용히 있었던 평범한 직원들이 나와 끝까지 함께했다.”
베풂을 받는 사람들은 기억을 잘 못 한다. 아쉬울 때 간절하지만 그 아쉬움이 해결된 다음에 기억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무언가 베풀어보거나 돈을 빌려줘 본 분들은 이를 이해하실 것이다. 그들이 나쁜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일반적으로 그러하다. 바빠서 일 수도 있고 쑥스러워서 일 수도 있다. 베풂을 기억하고 갚는 사람들은 소수이다.
여기에 두 가지의 교훈이 있다. 첫째, 어려움은 진짜 친구가 누군지 밝혀줄 좋은 기회이다. 내가 잘 나갈 때 나를 잘 대하는 이들이 진짜가 아니다. 힘들 때, 좌천되거나 승진에서 누락됐을 때, 직업을 잃었을 때,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 연락하며 밥값을 내주고 선뜻 봉투로 함께 하는 이들이 있다. 둘째, 은혜를 기억하라. 당신이 받은 것이 있다면? 적극 감사를 표시하라. 특히, 은혜를 얻은 분들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외면하지 말라. 한 책에서 읽은 문구이다. ‘베푼 것은 강물에 흘려보내라. 그러나 받은 은혜는 돌에 새겨라.’
신년이다. 독자들이여. 기억나는 분들이 있다면 쑥스러워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연락을 드리고 감사해보자.
신수정 KT 부문장·『일의 격』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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