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업계 주목받는 '연예인 술'…'제2의 원소주' 나올까 [TF초점]

우지수 2024. 1. 13.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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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성시경 막걸리' 출시 예고, 유통 업계 '주목'
고객 호기심에 많이 팔리는데…상품성 개선 과제 여전

지난 9월 가수 성시경 개인 유튜브 채널에 게시된 동영상에서 성시경이 배우 하정우에게 올해 출시될 '성시경 막걸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우측은 희극인 유세윤이 인스타그램에 공개한 '성시경 막걸리' 시제품 /성시경 유튜브 채널·유세윤 인스타그램 갈무리

[더팩트|우지수 기자] 유통 업계가 연초 매출을 이끌 '제2의 원소주'를 찾고 있다. 최근 연예인들이 잇따라 주류 시장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가수 성시경은 지난해 개인 유튜브 채널에서 올해 초 본인 이름을 내건 막걸리 제품 판매를 예고했다. 지난 연말에는 주류회사와 연예인이 협업한 하이볼이 출시 초 높은 판매고를 올리기도 했다. 지난 2022년 가수 박재범이 제작해 수백억 원 판매고를 올린 원소주를 이을 '연예인 술'이 올해 나올지 주목된다.

13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연예인 술'이 올해 초 고객을 대폭 끌어모을 킬러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올해 출시가 예고된 '성시경 막걸리(가칭)'는 상품 기획자(MD)들이 유통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주시하고 있는 걸로 알려졌다. 지난 2022년 가수 박재범의 '원소주'가 수백억 원대 매출액을 올렸는데, 이후 소비자 관심이 가장 크게 몰리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성시경은 지난 9월 개인 유튜브 채널에서 본인 이름을 딴 막걸리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허청 특허정보검색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경막걸리, 경탁주, 경소주 등 상표를 출원해 특허청 심사에 들어갔다. 지난 5일에는 성시경은 주류 상표(경맥주·경와인·경사케·경하이볼·경위스키·경사와·경약주)에 대한 특허등록을 출원했다.

이와 관련, 한 유통 업계 관계자는 "현재 '성시경 막걸리' 유통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모든 유통 업체가 뛰어든 상황이라고 알고 있다. 아직 확정된 업체는 없는 걸로 안다"며 "원소주처럼 화제성이 높은 상품이라고 판단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지난 2022년 2월 가수 박재범이 출시한 증류식 소주 원소주는 출시 2달 만에 100억 원 매출액을 달성했다. 1년 누적 판매량은 650만 병을 넘겼다. 편의점 유통 계약을 체결한 GS25에서는 출시 1주일 만에 '원소주'가 매출 1위 주류 상품이 됐다. 지난 2022년 증류주 매출 경우 전년 대비 672% 늘었다.

연예인 술은 여전히 출시 초기 소비자 호기심을 이끌고 있다. 유통 업계가 관심을 꾸준히 두는 이유다. 배우 이엘은 지난달 20일 수제맥주 업체 부루구루와 협업해 하이볼 제품 2종을 선보였다. 걸그룹 티아라 출신 배우 효민도 이 회사와 함께 일본식 칵테일 제품을 출시했다. 두 제품 모두 출시 이후 2주 만에 각각 누적 판매량 40만 캔, 20만 캔을 돌파하며 올해도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22년 가수 박재범이 출시한 증류식 소주 원소주는 출시 2개월 만에 매출액 100억 원을 돌파해 인기를 끌었다. 지난 2022년 3월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서 열린 원소주 팝업스토어를 찾은 고객이 행사장을 둘러보고 있다. /더팩트 DB

◆ 연예인 술, '반짝 마케팅' 되지 않도록 상품성 챙겨야

주류 업계에서는 연예인 이름을 내건 마케팅이 소비자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유리하지만, 꾸준히 팔리기 위해선 상품성을 기반으로 개발해야 한단 지적도 나온다. 한 주류 업계 관계자는 "연예인 술 제품은 지금까지 상품성을 크게 인정받지 못했다. 그만큼 오래 사랑받은 제품도 아직 없다"고 말했다.

주류 제품 출시를 앞둔 성시경과 지난달 출시한 효민과 이엘 등은 직접 제품 개발에 참여하고 검증된 제조사를 선정해 소비자 신뢰 확보를 꾀했다. '성시경 막걸리'는 충남 당진 신평양조장에서 신제품을 제조한다고 알려졌다. 이곳은 지난 2009년 청와대 만찬주 '백련 생막걸리 스노우', 2014년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생일 만찬주 '백련 맑은 술'을 제조한 양조장이다. 이엘은 본인이 즐겨 마시던 하이볼 레시피를 제품에 활용했고 효민은 일식 조리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어 제품 개발 전반에 참여했다고 전해진다.

구본자 대경대 세계주류양조학과 교수는 "최근 연예인 이름을 걸고 나온 제품을 보면 기존 주류 제품들과 특별한 맛 차이를 찾기는 힘들었다. 인기 있는 모델을 내세운 제품이 선택받는다"며 "지금은 출시 초기 인기가 길게 이어지긴 힘들다. 품질을 높여야 주류 업계에 더 좋은 영향이 갈 것"이라고 조언했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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