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동기부터 관찰한 글로벌 한류의 현재
유주현 2024. 1. 13. 00:01
심두보 지음
어나더북스
2015년 걸그룹 트와이스의 대만 출신 멤버 쯔위가 방송에서 대만 국기를 흔든 사건은 우여곡절 끝에 2016년 대만 총통 선거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대체 ‘한류’가 뭐길래 남의 나라 정치에 영향을 끼치는 걸까. 한류가 정말 세계를 정복한 걸까.
지난해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2016~2020년 미국 대학의 외국어 강좌 중 유독 한국어 강좌만 25% 증가했다고 보도하며 이를 대중문화에 기반한 한국의 소프트파워 덕분이라고 해석했다. 한데 같은 기사에 따르면 2020년 미국 대학 전체 한국어 강좌 등록생 수가 1만1000명인데 비해 일본어 강좌는 4만3000명이다.
한류는 해외 수용자가 선택하는 수많은 문화 메뉴 중 하나일 뿐. 하지만 오랜 세월 전 세계에 군림한 미국 대중문화의 헤게모니를 균열시킨 탈중심화의 아이콘으로 기능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2000년대 초 해외의 보수적 문화권력은 한류 팬덤을 일탈 행위로 규정했지만, 지금은 한국 문화산업의 우수성을 칭찬하는 담론이 늘고 있다. 저자 심두보 성신여대 교수가 한류 태동기인 1990년대와 2000년대 싱가포르·미국에 머물며 목도한 생생한 경험과 이처럼 친숙한 에피소드 등을 바탕으로 한류를 글로벌 문화연구 관점에서 분석한 책이다.
유주현 기자 yj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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