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통쾌하다..'시민덕희' 라미란이 그린 보통의 영웅

김나연 기자 2024. 1. 12.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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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라미란이, 그 누구보다 특별한 쾌감을 선사한다.

무엇을 기대하든, 그 이상의 몰입감을 안길 '시민덕희'다.

'시민덕희'는 보이스피싱을 당한 평범한 시민 '덕희'(라미란 분)에게 사기 친 조직원 '재민'의 구조 요청이 오면서 벌어지는 통쾌한 추적극.

이렇듯 '시민덕희'는 목적지가 명확한 길을 내달리고, 관객들도 한눈팔지 않고 그들의 여정에 함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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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김나연 기자]
라미란 / 사진=쇼박스
보통의 라미란이, 그 누구보다 특별한 쾌감을 선사한다. 무엇을 기대하든, 그 이상의 몰입감을 안길 '시민덕희'다.

'시민덕희'는 보이스피싱을 당한 평범한 시민 '덕희'(라미란 분)에게 사기 친 조직원 '재민'의 구조 요청이 오면서 벌어지는 통쾌한 추적극. 점차 치밀해지는 수법으로 많은 시민들을 위협하고 있는 보이스피싱 범죄를 소재로 하며 보이스피싱 실화 사건에서 모티프를 얻었다.

세탁소 화재로 인해 전 재산을 잃은 '덕희'에게는 한 은행의 '손대리'에게 대출 상품을 제안받고 8차례에 걸쳐 송금한다. "남 같지 않아서 그렇다"며 자신의 사정을 모두 아는 '손대리'의 말에 완벽하게 속은 것. '덕희'는 곧 자신이 보이스피싱에 당했음을 인지하게 되고, 당장 경찰을 찾아가 범인을 잡아달라고 사정하지만, "좋은 인생 경험을 했다고 생각"하라는 잔인한 말만이 돌아온다.

그때 '덕희'에게 다시 한번 '손대리'의 전화가 걸려오는데, 보이스피싱 사기에 대해 아는 것은 다 알려줄 테니 제발 조직에서 꺼내 달라는 예상 못한 SOS 전화다. 경찰은 '덕희'의 절규에도 재수사를 할 리 만무하고, 벼랑 끝에 몰린 '덕희'는 큰 의지가 돼주는 '봉림'(염혜란 분), '숙자'(장윤주 분)과 함께 보이스피싱 조직의 총책이 있는 중국 칭다오로 향한다.

'시민덕희'가 다루는 보이스피싱 범죄가 색다른 소재는 아니지만, 뻔하지는 않다. 사기 피해자와 발신자가 특별한 동맹을 맺는 시작부터 다음 이야기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데,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사실은 더욱 놀랍다. 또한 지극히 평범한 네 명의 여성이 거대한 범죄 조직의 총책을 쫓는다는 설정도 설득력있고, 박진감 있게 그려진다.

시민덕희 / 사진=쇼박스
일명 '덕벤져스'로 칭할 수 있는 네 명의 여성은 각자의 자리에서 자기가 할 수 있는 몫을 하며 보이스피싱의 본거지로 향한다. 이들은 잠깐 멈칫할지언정 멈추지 않으며 어두운 그림자에 당당히 맞서는 용기를 보여준다. 단 한 번의 액션신도 없이 수사망을 좁혀나가며 심장 쫄깃한 긴장감과 짜릿한 쾌감을 동시에 선사한다. 이렇듯 '시민덕희'는 목적지가 명확한 길을 내달리고, 관객들도 한눈팔지 않고 그들의 여정에 함께할 수 있다.

또한 관객들을 더욱 몰입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배우들의 힘이다. 특히 라미란은 벼랑 끝에 몰려 절망에 빠진 싱글맘의 모습부터 평범하지만, 어느 순간에는 그 누구보다 용기 있는 여성을 사실감 있게 그린다. 가장 보통의 얼굴로 속 시원한 쾌감을 선사하는 라미란이다. 영화의 막바지, 스크린 가득 찬 라미란의 독기 어리고, 강렬한 눈빛은 놀라움을 넘어 감동까지 안길 정도다.

라미란과 함께하는 염혜란, 장윤주, 안은진의 '덕벤져스' 케미는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라고 할 만하고, 공명은 보이스피싱의 가해자와 조력자 그 사이 입체적인 연기로 극의 중심을 완벽하게 잡는다. 모든 배우가 자기 몫을 해내는 '시민덕희'이기에 쉽게 빈틈이 보이지 않는다.

또한 '시민덕희'는 보이스피싱을 단순히 도구로만 다루지 않는다는 점에서 큰 장점을 가진다.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는 보이스피싱 범죄의 실체를 밝히고, 경각심을 일깨우며 의미를 전하기도. 박영주 감독은 "영화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안타까웠던 부분이 피해자가 잘못한 일이 아닌데 자책감을 느낀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야기 자체를 피해자가 자존감을 회복하는 과정, 일상으로 돌아가는 과정을 잘 그려보자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한편 '시민덕희'는 오는 24일 개봉. 러닝타임 113분.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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