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어떻게든 영화는 만들어진다...<노 베어스 No Bears>

2024. 1. 12. 2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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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뉴욕타임스 선정 최고의 영화이자, 베네치아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한 영화 <노 베어스> 는 이란의 거장 자파르 파나히 감독이 직접 출연하는 셀프 다큐 형식의 영화다.

극중에서 정혼자가 있는 여성과 그녀를 사랑하는 남자 사진을 찍은 감독이 마을 사람들에게 추궁당하는 신과 커플의 행보는 긴장감 넘치는 순간을 선사하고, 감독 자파르 파나히에게 방을 빌려준 '감바르'와의 평소 대화에서는 영화의 긴장감을 낮춰주는 장난끼 넘치는 신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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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뉴욕타임스」 선정 최고의 영화이자, 베네치아영화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한 영화 <노 베어스>는 이란의 거장 자파르 파나히 감독이 직접 출연하는 셀프 다큐 형식의 영화다. 출국금지로 인해 촬영 현장에 갈 수 없는 감독이 이란의 국경 마을에 머물며 원격으로 촬영을 진행하면서 벌어지는 사건이다. ※본 기사에는 영화의 스포일러가 될 만한 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 <노 베어스>

이란에서 출국금지를 당한 영화 감독 ‘자파르 파나히’. 그는 한 국경 마을에 머물며 원격으로 영화 촬영을 진행한다. 그가 찍는 영화 속에는 터키에서 프랑스로 도피하려는 커플 ‘박티아르’(박티아르 판제이)와 ‘자라’(미나 카바니)가 등장하고, 감독이 실제로 머무는 마을에는 딸이 태어나면 미래 남편의 이름으로 탯줄을 끊는다는 전통 때문에 사랑을 허락받지 못한 연인들이 도피를 계획 중이다. 어느새 감독은 영화와 함께 마을을 뒤흔드는 사건 속으로 휘말려 들어간다.
“분노와 충격을 일으키는 영화이지만 놀랍게도 장난끼와 독창성이 가득하다”(-「NPR」) “영화를 만드는 것에 대한 영화, 그 안에 드러나는 또 다른 영화, 그것에 대한 암울한 포스터모던적 풍자”(-英 「타임즈」) 등의 평을 받는 영화는 ‘영화 제작 금지와 구금’이라는 실제 사건과 영화 속 스토리를 오가며 반전과 블랙코미디, 충격을 선사한다.

영화 <노 베어스>

노 베어스(No Bears)’라는 제목처럼 영화는 실제로 곰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을 통제하고 관리하기 위해 공포심을 심어주기 위해 ‘곰이 있다’고 말하는 극중 국경 마을 사람들을 통해 이란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감독이 직접 영화에 출연해 그가 처한 영화 밖 현실, 영화 속 현실, 영화 속의 영화가 3중으로 맞물린다. 영화는 현실과 허구의 구분을 잃고 단숨에 관객을 몰입시킨다.
미나 카바니가 터키에서 프랑스로 도피를 시도하는 반체제 커플 중 ‘자라’ 역을 연기했다. 실제 그녀는 여성이 카메라 앞에서 히잡을 벗는 것만으로도 죄가 되는 억압적인 사회 분위기에서 촬영 중 누드 신을 찍은 후 이란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프랑스에 체류하며 10년간 망명 생활을 해오고 있다. 영화에선 ‘박티아르’라는 본명으로 등장하는 박티아르 판제이와 커플 연기를 펼쳐, 현실을 투영한다.

영화 <노 베어스> 스틸컷

극중에서 정혼자가 있는 여성과 그녀를 사랑하는 남자 사진을 찍은 감독이 마을 사람들에게 추궁당하는 신과 커플의 행보는 긴장감 넘치는 순간을 선사하고, 감독 자파르 파나히에게 방을 빌려준 ‘감바르’와의 평소 대화에서는 영화의 긴장감을 낮춰주는 장난끼 넘치는 신을 볼 수 있다.
이란의 전설적인 거장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 밑에서 조감독으로 일한 자파르 파나히 감독은 2010년 반체제 활동에 동조했다는 이유로 20년간의 출국금지, 영화제작금지를 선고받았으나 이에 굴하지 않고 작품 활동을 이어 나간 결과 세계 3대 영화제를 휩쓴다.

영화 <노 베어스> 스틸컷

<거울>(1997), <오프사이드>(2006) 등 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넘나드는 페이크 다큐와, 전통과 규율에 맞서는 주인공들을 카메라에 즐겨 담아온 그는 징역형과 영화제작금지라는 선고를 받고 가택연금 상태에서 만들어 USB를 케이크에 숨겨 칸영화에 보냈던 <이것은 영화가 아니다(This Is Not a Film)>(2011), 가택연금이 끝나자 직접 택시를 몰고 다니며 승객들과 함께 찍은 <택시>(2015)로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하는 등, 어떻게든 영화를 만들어왔다.
감독의 상황과 이란의 현실을 우회적으로 묘사하는 <노 베어스>는 그런 영화 가운데서도 발군이다. <노 베어스> 제작 중 실제로 이란 정부에 의해 체포, 구금된 그는 수감 중에 베네치아 영화제 수상 소식을 듣는다. 극중 감독의 마지막 표정은 영화를 넘어 암울한 현실을 그대로 농축해 보여준다. 1월10일 개봉, 러닝타임 106분.

<노 베어스> 영화 포스터

[글 최재민 사진 엠엔엠인터내셔널㈜]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13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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