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밀리미터에 걸린 생사… 경이로운 신경외과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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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외과는 가장 아름다운 것과 가장 추악한 것 사이의 협정."
미국의 한 의사는 신경외과의 특성을 이렇게 정의했다.
책의 마지막을 닫을 때는 신경외과의가 느끼는 엄청난 압박감과 순간을 가르는 인간의 생과 사를 통해, 서늘한 수술실에서도 뜨겁게 들끓는 생명의 존엄함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과시성 '영웅담'을 담은 어느 책들보다, 지금도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사투를 벌이는 수많은 신경외과를 비롯한 필수의료진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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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밀리미터의 싸움/페터 바이코치 지음/배진아 옮김/정연구 감수/흐름출판/3만원
“신경외과는 가장 아름다운 것과 가장 추악한 것 사이의 협정.”
저자는 동정맥 기형 환자 수술, 비행기 조종사의 청신경에 파고든 종양 제거 수술, 언어능력을 담당하는 뇌 부위 아주 가까이에 생긴 미만성 성상세포종을 제거하기 위해 환자를 깨운 상태로 진행하는 각성 수술, 과식과 활동부족이 이유인 줄 알았지만 뇌하수체 선종으로 살이 찐 환자 수술 등 12개의 희귀 사례를 선정해 소개한다.
저자는 성공적인 수술에 대한 자화자찬 대신 의사로서 마주하는 환자의 삶과 죽음, 그 안에서 의사들이 겪는 감정의 변화, 그리고 병마를 사투를 벌이는 환자들에 초점을 맞췄다. 때로는 생명 연장과 삶의 질이라는 선택의 갈림길에 서기도 하고, 때로는 솟구치는 피의 소용돌이 속에서 환자의 생사를 가르는 수술에 대한 결정을 냉정히 판단해내야 한다.
“도와주지 못했다는 환멸감, 환자에 대한 연민, (환자의) 운명에 대한 공포감과 더불어 나르시시즘적인 감정이 들끓어 오른다. 노여움과 해내지 못했다는 부끄러움도 엄습한다.”(243쪽)
책의 마지막을 닫을 때는 신경외과의가 느끼는 엄청난 압박감과 순간을 가르는 인간의 생과 사를 통해, 서늘한 수술실에서도 뜨겁게 들끓는 생명의 존엄함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과시성 ‘영웅담’을 담은 어느 책들보다, 지금도 ‘생과 사’의 갈림길에서 사투를 벌이는 수많은 신경외과를 비롯한 필수의료진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게 될 것이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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