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학살" vs "세상이 뒤틀려"...국제사법재판소 재판에 '시끌'
[앵커]
국제사법재판소가 이스라엘의 집단 학살 혐의에 대한 재판 절차를 시작했습니다.
팔레스타인을 지지해 온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제소한 것인데, 이스라엘은 세상이 뒤틀려 있다는 증거라며 크게 반발했습니다.
기정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재판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제소로 시작됐습니다.
넬슨 만델라 대통령 시절부터 확고하게 팔레스타인을 지지해 온 남아공은
국제사법재판소의 공개 심리 첫날, 이스라엘이 집단 학살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부시무지 마돈셀라 /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사 : 이스라엘은 대량 학살 범죄의 예방과 처벌에 관한 협약 2조 범위 안에서 그런 파괴를 막고 혐의에 관한 증거 보존을 보장할 수 있는 효과적인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군사행동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면서
재판부에 구속력 있는 임시 명령을 내려달라고 촉구했습니다.
이스라엘은 주객이 바뀌었다며 강력하게 반발했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 이스라엘 총리 : 정말 뒤틀린 세상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도덕적인 군대인 이스라엘군은 무관한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려 모든 조치를 하고 있지만, 집단 학살 괴물을 대표하는 자들로부터 제소를 당했습니다.]
특히 하마스는 학살과 강간을 자행하고, 아동과 여성 등을 불태우고 참수하는 등
인류에 잔인한 범죄를 저지른 테러범이라며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도 이번 재판은 근거가 없다며 이스라엘은 스스로 방어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존 커비 /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 : 이스라엘이 집단 학살(제노사이드)을 했다는 제소는 근거가 없습니다. 집단 학살이란 쉽게 던질 수 있는 말이 아닙니다. 여기에 적용할 수 없다고 확신합니다.]
국제사법재판소의 판결은 항소가 불가능하지만 판결을 강제 집행할 방법은 없습니다.
또 지금까지 비슷한 사건 가운데 특정국가가 제노사이드, 집단 학살 책임이 있다고 판결이 나온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심리 둘째 날에는 이스라엘 측이 입장을 표명하고, 빠르면 이달 말쯤 남아공이 요청한 긴급 임시 조치에 대한 판단이 나올 전망입니다.
YTN 기정훈입니다.
영상편집 : 이영훈
YTN 기정훈 (prod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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