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이스칸데르(KN-23)의 흔적

박병진 2024. 1. 12.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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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도미사일 개발에 국가의 모든 역량을 집중한 북한은 1984년 스커드B(화성5호) SRBM(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해 국산 미사일 시대를 열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지난 2일 러시아에서 자국 내 하르키우로 발사된 미사일을 KN-23으로 특정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어제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미사일 잔해 분석 결과 그 형태와 항법장치 등이 북한 KN-23의 특징과 일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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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도미사일 개발에 국가의 모든 역량을 집중한 북한은 1984년 스커드B(화성5호) SRBM(단거리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해 국산 미사일 시대를 열었다. 이후 1990년대까지 다양한 미사일을 개발하며 파괴력과 사거리를 확장해 나갔다. 1990년대 후반부터는 구소련의 R-29 SLBM(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을 바탕으로 IRBM(중거리 탄도미사일)과 새로운 SLBM 개발에 공을 들였다. 대한민국이 구축한 KAMD(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를 무력화하는 차세대 SRBM도 포함됐다.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이다. KN-23은 2018년 2월 8일 북한군 창군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최초 등장했다. 실거리 시험발사는 2019년 5월 4일 미·북 간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이후 진행됐다. 최대 사거리가 600㎞ 정도인 KN-23은 한반도 전역이 타격권에 들어간다. 북한은 KN-23에 전술 핵탄두 ‘화산-31’을 탑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한·미 군당국은 러시아가 개발한 이스칸데르-M과 동일한 방식의 비정상 탄도비행을 구현해 카피한 것으로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지난 2일 러시아에서 자국 내 하르키우로 발사된 미사일을 KN-23으로 특정했다고 일본 교도통신이 어제 보도했다. KN-23일 가능성은 제기됐지만 우크라이나 정부가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미사일 잔해 분석 결과 그 형태와 항법장치 등이 북한 KN-23의 특징과 일치했다고 밝혔다. 부품 잔해에는 각인된 숫자 등 제작 정보가 흐리게 남아 있었다고 했다. 부인하긴 힘든 북·러 간 무기거래의 증거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는 핵무기와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몰두하는 북한을 경제·외교적으로 고립시켜 비핵화를 견인하려는 국제사회 합의에 따른 행동이다. 2006년 북한 1차 핵실험이 원인을 제공했다. 안보리 결의 제1718호 5항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관련 모든 활동을 금지한다”고 명시했다. 하물며 탄도미사일 거래라면 두말할 것도 없다. 러시아에 무기나 탄약을 수출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 없다던 북한은 이번에도 근거 없는 비난이라고 발뺌했다. 그 말을 믿을 나라가 있을까 싶다.

박병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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