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일본 빈집에서 본 옛 거주인들의 사라진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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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독특한 것은 이방인이 타국을 여행하는 이야기가 아닌 빈집에 들어가 그곳에 남겨진 몇십년, 몇백년 전 일본인의 삶을 엿보는 데서 시작한다는 점이다.
1964년 열두 살 때 일본에 처음 온 저자는 마법에 이끌리듯 이곳에 정착하겠다고 마음먹었다.
'빈집 사냥'에서 시작해 도쿄의 파친코 분석에 이르기까지 저자는 우리가 갖고 있던 일본에 대한 빈약한 경험과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들을 상당 부분 반대 방향으로 돌려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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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일본/알렉스 커/윤영수·박경환 옮김/글항아리/2만원
이 책이 독특한 것은 이방인이 타국을 여행하는 이야기가 아닌 빈집에 들어가 그곳에 남겨진 몇십년, 몇백년 전 일본인의 삶을 엿보는 데서 시작한다는 점이다. 1964년 열두 살 때 일본에 처음 온 저자는 마법에 이끌리듯 이곳에 정착하겠다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시시각각 변하는 외부의 사물은 인간의 결심을 흐려놓기 마련이다.
그 집에 살면서, 또 일본 사회로 스며들면서 그는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경력을 쌓았다. 미술품 수집가가 되기도 하고 기업에 근무하면서 사업 감각도 익혔다. 한편 주말이면 교외의 집으로 돌아가 동아시아의 문인 같은 삶을 살았다. 그런 삶이 일본을 비춰 주는 거울이 돼 이 한 권으로 모였다.
‘빈집 사냥’에서 시작해 도쿄의 파친코 분석에 이르기까지 저자는 우리가 갖고 있던 일본에 대한 빈약한 경험과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들을 상당 부분 반대 방향으로 돌려놓는다. 그저 집을 들여다봤을 뿐인데, 그곳에서 저자는 일본의 사회를 읽을 수 있었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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