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다니던 길에 울타리가…“통행 불편” vs “재산권 행사”
[KBS 대구] [앵커]
대구 동구에선 주민들이 이용하던 주택가 골목길이 울타리에 막히면서 통행 불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30년간 도시계획상 도로로 지정됐다 한꺼번에 해제되면서 땅 주인이 재산권 행사에 나선 건데, 이런 곳이 한 두 곳이 아니었습니다.
김지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주택가 골목길을 따라 긴 울타리가 세워졌습니다.
12미터 폭의 도로가 울타리에 막혀 어른 한 명이 지나가기도 비좁은 길로 바뀌었습니다.
평소 보행로와 차도로 쓰던 길이 갑자기 막혀 버리자 주민들은 불편을 호소합니다.
[김종환/인근 상인 : "(짐을) 바로 가게 앞에서 내려야 하는데 그게 안 되고…. 지금은 손님들이 많이 줄었지요."]
안전에 대한 우려도 나옵니다.
[인근 주민/음성변조 : "차가 왔다 갔다도 못 하고 길도 너무 좁고…. 화재 시 소방차가 들어오겠습니까? 이쪽으로."]
울타리를 친 건 땅 주인 A 씨.
30년간 대구시가 해당 골목길을 도시계획상 도로로 지정해 주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했지만 2020년 도시계획시설 일몰제로 지정이 해제되자 A씨가 최근 재산권 행사에 나선 겁니다.
A 씨는 3년 간 재산세를 내가며 자치단체의 대책을 기다렸지만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고 말합니다.
[땅 주인/음성변조 : "이때까지 세금만 내고 공영 주차장처럼 이용했기 때문에…. 도저히 그렇게 놔둬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울타리를 쳤습니다.)"]
하지만 대구 동구청은 땅 매입 계획은 없다는 입장.
[윤태명/대구 동구청 건설과장 : "공영 주차장을 (땅 주인이) 허락을 해주신다면 제산세 감면이라든가 그런 혜택들이 있으니까."]
이처럼 도로로 계획됐다가 폐지된 곳은 대구 동구에만 320여 곳.
땅 주인이 땅 사용료를 내거나 올려달라며 구청에 소송을 건 사례도 최근 5년간 19건에 달합니다.
[김승훈/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 : "지자체나 국가가 지원을 해서 원활한 통행이 이루어지고 동시에 사유권도 보장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합니다.)"]
전문가들은 도로로 이용되는 사유지를 둘러싸고 갈등이 반복되고 있는 만큼 정확한 현황 파악과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KBS 뉴스 김지훈입니다.
촬영기자:백재민
김지훈 기자 (nakche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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