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도시’ 광주…아파트 떠나는 관리소장들
[KBS 광주] [앵커]
광주는 주택 10채 가운데 8채 이상이 아파트인 '아파트 도시'죠.
아파트 시설을 관리하고 회계까지 책임지는 게 관리사무소장의 일인데요.
입주민의 괴롭힘과 갑질을 견디다 못해 일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아 대책이 시급합니다.
김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광주의 한 아파트에서 관리사무소장으로 일하는 양 모 씨.
지난해 일부 입주민들의 괴롭힘에 시달리다 정신과 진료까지 받았습니다.
입주민들은 입주자대표회의가 의결한 저수조 청소비 인상을 문제삼거나, 미화원의 부당해고까지 요구하며 폭언을 반복했습니다.
[양○○/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음성변조 : "'이 멍청아' '계산도 제대로 못한다' '거지' 등 이런 모욕감을 주는 말이나 비하 발언을 듣고 시달렸거든요."]
한국주택관리연구원 조사 결과 아파트 관리를 총괄하는 관리사무소장 10명 중 8명 이상이 이 같은 갑질 피해를 당한 적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경비원 등 다른 근로자에 비해 배 이상 높은 수치입니다.
열악한 근무환경 탓에 1년 이상 근무하는 비율은 절반도 되지 않습니다.
특히 광주 지역은 목포나 순천 등 전남 지역 일부 시군에 비해 관리소장의 평균 임금도 낮습니다.
[강동희/대한주택관리사협회 광주시회 사무국장 : "권한을 사유화하고 자기 지배 하에 두려고 하는 의식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관리 직원들에 대한 갑질 업무에 대한 부당간섭 문제가 생기는 것이고요."]
전체 주택 가운데 아파트 비율이 80%가 넘는 광주에서는 공동주택 관리 지원센터를 설립할 수 있도록 한 조례가 지난해 마련됐습니다.
[안평환/광주시의원 : "이제는 공공이 조금 더 안정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체계를 구축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관리소가 갖고 있는 업무 하중을 줄여줌으로써 서비스 질을 높일 수 있습니다."]
주택관리사협회 광주시회는 내년부터는 공동주택 관리 센터를 설치 운영해 줄 것을 광주시에 건의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김호입니다.
촬영기자:신한비
김호 기자 (k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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