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윗배가 아파요” 과식 후 이 증상 생기면?

권대익 2024. 1. 12.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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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 최고] 담석증, 복부 초음파검사로 90% 알아내
비만과 고지방·고열량 식사를 하는 사람이 늘면서 쓸개에 돌이 생기는 담석증 환자가 매년 10%씩 늘어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쓸개(담낭)와 담도에 돌이 생기면(담석증) 무증상부터 극심한 통증까지 증상이 다양하고 치료법도 다르다. 이 때문에 환자들은 궁금증도 늘어나고 불안해지기 마련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담석증 환자는 2017년부터 연평균 10%씩 증가하고 있다.

담석이 생겨도 대부분 증상이 없어 경과 관찰만 할 때가 많지만, 담낭염·담관염·췌장염 같은 합병증이 나타나면 신속히 치료해야 한다. 또한 증상이 없어도 환자에 따라 담관암(담도암)이 생길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담석은 크게 △비만, 고지방·고열량 식이, 임신, 급격한 체중 감소 등으로 발생하는 '콜레스테롤 담석'(80%)과 △기생충이나 세균 감염, 간경변이나 용혈성 빈혈 환자 등과 관련 있는 '색소성 담석'(20%)으로 나뉜다. 박남영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식생활 서구화 등으로 콜레스테롤 담석 환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담석이 생기면 오른쪽 윗배 또는 명치 부위에 극심한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담석이 담즙이 흐르는 통로(담관)를 막아 염증이 생기기 때문이다(담석급통증 또는 담석 산통). 통증은 양측 날개뼈 사이, 오른쪽 날개뼈, 어깨까지 확대되며 짧게는 30분에서 길게는 6시간 이상까지 지속될 수 있다.

주로 식후에 발생하거나 악화되며, 저녁에 과식하고 4~5시간이 지난 한밤중에 발생할 때가 많다. 그러나 메스꺼움이나 구토만 동반되거나 복부 팽만감·소화불량·가슴 통증처럼 전형적인 담석 통증이 아닌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담석은 통증뿐만 아니라 급성 담낭염·급성 담관염·급성 췌장염 등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그러면 발열·오한 등이 생기고 복통 정도나 기간이 증가할 수 있는데, 이때는 응급실로 가서 즉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담낭에 생긴 담석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복부 초음파검사가 주로 쓰인다. 정광록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복부 초음파검사로 담낭 담석의 90%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지방간이 심하거나 위·장에 가스가 많으면 자세히 관찰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담석증의 전형적인 증상이 있지만 반복된 복부 초음파검사에서 담석이 발견되지 않는다면 ‘췌담도 초음파 내시경검사(EUS)’가 더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는 내시경 끝에 초음파가 달린 검사 장비로, 위 또는 십이지장에 인접한 담낭 및 담관을 관찰할 수 있는 검사다. 96%의 환자에게서 담석을 확인할 수 있고, 크기가 작은 담석도 복부 초음파검사보다 더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

담관 내 담석에서는 다소 다른 접근법이 필요하다. 복부 초음파검사는 비교적 간편하고, 방사선 노출 위험이 없어 우선 시행하는 게 좋지만 담관 내 담석의 발견율이 30~40%로 낮다.

이 때문에 혈액검사와 연령 및 담관 확장 정도 등을 고려해 췌담도 초음파 내시경검사나 자기공명 담췌관 조영술(MRCP) 등을 시행할 수 있다. 환자에 따라 담낭 주위, 간, 담관, 췌장 등의 검사가 필요하면 조영제를 이용한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MRI도 도움이 된다.

담석증에 걸리면 담낭암으로 악화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환자가 적지 않다. 박 교수는 “담석증 환자의 0.5~3%에서만 담낭암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되기에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다만 담낭암 환자의 70~90%에서 담석증이 동반되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또한 증상이 나타난 담석증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담낭암이 생길 위험이 34배 높아진다는 보고도 있다.

크기가 작은 콜레스테롤 담낭 담석일 때에는 우르소데옥시콜산(UDCA)으로 담석을 녹일 수 있지만 주요 치료법은 ‘수술적 담낭 절제술’이다. 하지만 담낭 담석 치료는 증상 유무가 가장 중요하며 증상이 없을 때가 많아 수술하지 않고 경과 관찰만 할 때도 많다.

다만 일부 비전형적인 소화기 증상(복통이 없는 소화불량, 구역감 등)을 호소해 담낭 담석과 관련이 모호하다면 전문가 상담이 필요한다. 무증상 담낭 담석에서도 담낭벽의 석회화, 3㎝ 이상의 단일 담석 및 담췌관 합류 이상처럼 담낭암 위험성이 높거나 장기 이식이나 장기간 해외 체류와 같은 특별한 상황에서 예방적인 담낭절제술이 하기도 한다.

담도 담석은 담즙을 배출하는 경로인 담도가 막혀 팽창하면서 복통을 일으키고 빌리루빈 같은 담즙 성분이 체내로 축적돼 황달 증상도 나타난다. 담도 담석이라면 담도가 폐쇄돼 간 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담관염으로 악화할 위험이 높아 내시경적인 담석 제거술 등을 받아야 한다.

담석증을 예방하려면 식사 조절이 필요하다. 몸 속에 콜레스테롤 생성을 촉진하는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기름진 육류, 버터, 마가린, 튀김, 케이크 등) 섭취를 줄이고 불포화지방(견과류, 생선 등)을 먹는 게 좋다. 섬유소가 많은 채소·과일·통곡물 등을 꾸준히 먹으면 장내에서 담즙과 결합해 대변 배설을 촉진할 수 있다.

또한 적절한 양의 균형 잡힌 식사를 규칙적으로 해 담즙이 담낭에 오래 고여 있지 않고 규칙적으로 배출하는 게 중요하다. 비만이라면 담석이 생기기 쉬우므로 체중을 조절해야 하지만 과도한 금식이나 급격한 다이어트는 오히려 담낭 기능 저하를 일으킬 수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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