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 에너지·한미 신약개발 시너지 기대

OCI - 한미약품그룹 통합
그룹 새 사명·CI 추후 공개
동반 상생 공동경영에 합의
통합 이사회에 2명씩 참여

소재·에너지 전문 OCI그룹과 신약 개발 전문 한미약품그룹이 그룹 통합을 통해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OCI그룹은 한미사이언스 지분 27.0%를 취득해 최대주주로 올라서고 한미약품그룹 대주주들도 OCI그룹 지분을 취득한다.

OCI그룹(지주회사 OCI홀딩스)과 한미약품그룹(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은 현물출자와 신주 발행 취득 등을 통해 그룹 간 통합에 대한 합의 계약을 각 사 이사회 결의를 거쳐 12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라 OCI홀딩스는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 등이 보유한 지분 매입과 송 회장·임주현 사장의 한미사이언스 주식을 현물출자 받아 한미사이언스 지분 18.6%를 확보할 예정이다. 또한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8.4%의 주식을 인수하게 된다. OCI홀딩스의 한미사이언스 지분 취득에 들어가는 비용은 7702억9330만원이다.

임 사장 등은 한미사이언스 주식 현물출자 등의 대가로 OCI홀딩스의 유상증자 신주 10.4%를 확보하게 된다. 유상증자 납입일은 6월 30일이다. 송 회장은 고 임성기 한미약품그룹 회장의 부인이며 임 사장은 임 회장의 장녀다.

OCI홀딩스는 한미약품그룹과의 통합에 따른 새로운 출발과 도전, 혁신의 염원을 담아 브랜드(사명·CI) 통합 작업도 진행할 계획이다. 통합 그룹은 OCI그룹의 첨단소재·신재생에너지와 한미약품그룹의 제약·바이오를 두 축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OCI홀딩스는 동반 상생 공동경영이라는 원칙과 합의를 토대로 단계적인 사업 통합 모델을 제시할 계획이다. 그룹별로 대표이사를 1명씩 포함한 사내이사 2명을 선임해 공동 이사회를 구성하고,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과 임 사장이 각자 대표를 맡게 된다. 이 회장은 2018년 제약·바이오산업에 뛰어들었다. 2022년 2월엔 OCI홀딩스가 부광약품 최대주주(10.9%) 지위를 확보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11월 부광약품 단독 대표이사가 됐다.

이 회장은 바이오사업을 하면서 임 사장을 알게 됐다. 이 회장과 임 사장은 제약·바이오의 미래 등에 대해 논하며 신뢰를 쌓아갔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두 경영자는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을 글로벌 톱기업으로 키워보자는 데 의기투합하면서 동반 상생 공동경영 방식 그룹 통합이라는 한국 기업사에 유례없는 결정을 내리게 됐다. 이 회장은 "임 사장 등 한미약품그룹 측은 OCI그룹의 경영 파트너"라며 "OCI와 한미의 강점을 살려 새로운 출발과 도전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미약품그룹은 이번 통합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뤄냄으로써 보다 강력한 연구개발(R&D) 동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신약 개발은 10년 이상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다.

한미약품그룹 관계자는 "그간 글로벌 시장에서 활발하게 전개해온 제약·바이오 사업이 OCI그룹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발판으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OCI그룹은 첨단소재·재생에너지 글로벌 경쟁력과 더불어 기존에 확보한 헬스케어 분야 경쟁력을 보다 강화할 수 있게 됐다.

OCI홀딩스와 한미사이언스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각각 2조원, 9160억원에 달한다.

[정승환 재계전문기자 / 정유정 기자 / 김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