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英, 후티 응징하자 … 親이란 '저항의 축'에 러시아까지 합류

진영태 기자(zin@mk.co.kr) 2024. 1. 1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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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영국이 이란의 후원을 받고 있는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에 나서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전쟁에 이어 서방 세력과 친이란계 국가들의 '중동전쟁'으로 번져 나갈까 우려된다.

미국과 영국은 캐나다, 호주, 바레인, 네덜란드 등 우방 세력의 지원으로 공격에 나섰으며 후티 반군이 홍해 일대에서 상선을 공격할 때 활용한 군사 자산을 집중 공격했다.

결국 중동 지역으로의 확전을 자제하기 위해 반격을 주저하던 미국·영국 등 서방국들은 후티 반군에 대한 공격을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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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전쟁, 중동전역 번지나
이란 美유조선 나포후 일제포격
가자戰 이후 예멘 직접공격 처음
바이든 "추가 조치 주저 안해"
후티 "침략대가 준비해야할것"
이란·하마스·헤즈볼라, 美규탄
러시아, 긴급 안보리 소집 요구
12일(현지시간) 미국과 연합국이 '번영의 수호자 작전'을 개시하며 후티 반군 대응에 나섰다. 지난 10일 영국 구축함 다이아몬드호에서 후티 반군이 민간 선박을 겨냥해 발사한 드론과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시 바이퍼'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과 영국이 이란의 후원을 받고 있는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에 나서면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전쟁에 이어 서방 세력과 친이란계 국가들의 '중동전쟁'으로 번져 나갈까 우려된다. 특히 중동 '저항의 축' 맹주인 이란이 전날 미국 국적의 유조선을 나포하는 등 하마스·헤즈볼라 규합과 함께 러시아까지 미국과 영국의 공격 규탄 대열에 합류하면서 이번 사태는 세력 간 대결로 비화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후티 반군의 홍해 위협에 대한 직접 대응으로 이날 폭격이 이뤄졌다"고 발표했다. 미국과 영국은 캐나다, 호주, 바레인, 네덜란드 등 우방 세력의 지원으로 공격에 나섰으며 후티 반군이 홍해 일대에서 상선을 공격할 때 활용한 군사 자산을 집중 공격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후 미국이 이라크, 시리아 등 친이란 무장세력과 교전을 벌인 적은 있지만 예멘을 공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들은 지난주 후티 반군이 상선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을 경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해 11월 19일 이후 후티 반군이 홍해와 수에즈운하를 오가는 민간 상선 27척에 로켓포와 미사일 등을 발사한 데 대한 최후통첩이었다.

그러나 후티 반군은 이 최후통첩을 무시하고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군사 작전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공격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중동 지역으로의 확전을 자제하기 위해 반격을 주저하던 미국·영국 등 서방국들은 후티 반군에 대한 공격을 단행했다. 공격기와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 항모 등이 동원되고, 해군 잠수함에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도 사용됐다.

이날 공습은 2016년 미국이 후티 반군을 공격한 이후 거의 10년 만에 가장 큰 규모였다. 2016년에도 미국은 후티 반군이 해군과 상업용 선박에 포격을 가하자 토마호크 순항미사일로 후티 반군 기지 3곳을 타격한 바 있다.

미 백악관은 이날 성명에서 "우리 목표는 홍해의 긴장을 완화하고 안정을 회복하는 것"이라며 "계속되는 위협에 직면해 세계의 가장 중요한 수로 중 하나인 홍해에서 생명과 자유로운 무역 흐름을 보호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필요하다면 우리 국민과 국제 무역의 자유로운 흐름을 보호하기 위한 추가 조치를 주저하지 않고 지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미국과 영국은 후티 반군에 대한 공격이 자위권 차원이라고 설명하며 확전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뉴욕타임스(NYT)와 인터뷰한 미국 당국자는 이번 공격은 후티 반군 지도자와 이란을 노린 것이 아니라 홍해를 위협하는 군사 능력을 타격하기 위한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자위권 차원에서 제한적 작전을 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후티 반군은 반격을 예고했다. 야히야 사리 후티 반군 대변인은 12일 미국 주도의 공격으로 최소 5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사리 대변인은 후티 반군이 운영하는 알마시라TV 성명에서 이같이 밝히고 예멘 5개 지역에서 총 73차례 공습을 당했다고 발표했다. 사리 대변인은 "적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보복을 다짐했다.

나세르 카나니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미국과 영국이 예멘에서 저지른 군사 공격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저항의 축' 산하인 하마스와 헤즈볼라도 일제히 미국과 영국에 대한 규탄 성명을 냈다.

러시아는 서방 국가의 반대편에서 이란과의 공동전선 구축을 선언했다. 또 유엔 주재 러시아대표부는 미국·영국의 예멘 공습과 관련해 12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를 소집할 것을 요청했다.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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