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분위기 해쳐”… 맥도날드 입점 거부한 美 부촌 어디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인근의 부유층 거주지 주민자치회가 맥도날드 입점을 거부하고 나섰다. 맥도날드 매장이 교통량·소음·배기가스량을 증가시켜 주거환경을 악화시킬 뿐 아니라, 다른 지역의 저소득층 사람들을 불러들여 안전에 대한 우려를 키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11일(현지 시각) 시카고트리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시카고 북부 교외도시 윌멧의 운영위원회는 전날 맥도날드가 간선도로 교차지점의 빈 단독 건물 용지에 조성하려던 ‘윌멧 1호점’ 오픈 계획을 승인하지 않기로 결의했다. 윌멧은 시카고 도심에서 북쪽으로 약 30㎞ 떨어진 곳으로, 일리노이주의 부촌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인구 구성은 백인이 80.9%를 차지하며 중간소득 18만달러(약 2억4000만 원), 중간 주택가 78만7000달러(약 10억원)다.
맥도날드가 윌멧 1호점을 오픈하려던 부지는 북쪽·동쪽·서쪽이 주택가로 둘러싸여 있고 남쪽만 상업지구에 접해있는 곳으로, 1990년대부터 있던 캐주얼 레스토랑 체인 ‘베이커스 스퀘어’가 2019년 4월 문을 닫은 후 빈 채로 남아있다. 맥도날드는 이 공간에 차에 탄 채로 음식을 포장해갈 수 있는 ‘드라이브 스루’시설을 갖춘 매장을 꾸밀 계획이었다.
이번에 윌멧 운영위가 이곳의 맥도날드 입점 거부 결정을 내린 건 동네 분위기를 해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구체적으로는 교통, 소음, 안전 등의 문제가 거론됐다. 운영위에 따르면 800명 이상의 주민이 맥도날드 드라이브 스루 건설에 반대하는 청원서에 서명했다. 운영위는 “조사 결과 맥도날드는 하루 평균 1000건의 판매를 하며 이 가운데 700~800건이 드라이브 스루로 이뤄진다”며 “오전 5시 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영업시간을 기준으로 볼 때 1분당 1대의 차량이 들고나는 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에 따라 주민들은 하루 19.5시간 동안 소음과 빛 공해에 시달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운영위는 맥도날드가 드라이브 스루라는 특수 시설 설치에 필요한 용도 변형 허가 기준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이 부지는 ‘근린 소매점’ 구역으로 설정되어 있어 맥도날드 측은 드라이브 스루를 만들기 위해 토지 특별 사용 허가를 신청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한 주민은 “해당 부지에 예외를 제공해서는 안 된다”며 “맥도날드는 윌멧 주민과 부동산 소유자 모두에게 해를 끼치는 요구를 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맥도날드는 이 같은 윌멧 운영위 결정에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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