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가 3살 원생 박치기시키고, 포크로 얼굴 상처 내…원장은 영상 삭제

어린이집에서 놀이하는 아동 ※사진은 기사 본문과 직접 관련 없음. [연합뉴스]

인천의 한 어린이집에서 3살 원생들의 머리를 잡고 강제로 박치기를 시키는 등 6명을 학대한 50대 보육교사가 검찰에 넘겨졌다.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12일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어린이집 보육교사인 50대 A씨를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또한 CCTV를 삭제한 혐의(개인정보 보호법 위반)로 30대 원장도 불구속 입건해 함께 검찰에 넘겼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0월 11∼19일 인천 부평구 어린이집에서 B군 등 3살 원생 6명을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원생 2명의 머리를 손으로 잡아 강제로 박치기를 시켰다. 또 다른 원생에겐 로션을 발라주다가 귀를 잡아당기기도 했다.

3살 여자아이의 눈 주변 얼굴을 포크로 눌러 상처를 내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0월 한 학부모의 신고를 접수하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어린이집 내 CCTV를 확인하려고 했으나, 이미 2개월 치 영상이 모두 삭제된 상태였다.

영유아보육법에 따르면 어린이집 운영자는 CCTV에 기록된 영상정보를 60일 이상 보관해야 한다.

경찰이 디지털 포렌식으로 겨우 복구한 10일 치 CCTV 영상에는 A씨가 원생들을 학대하는 장면이 일부 담겨 있었다.

A씨는 사건 발생 후 어린이집 보육교사 일을 그만 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보육 활동을 했을 뿐 학대할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원장도 경찰에서 "CCTV 영상을 삭제하지 않았다"며 "왜 지워졌는지는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기존 영유아보육법에는 CCTV 영상을 어린이집 운영자가 직접 삭제했을 때의 처벌 규정이 없어 원장에겐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며 "올해 2월부터 시행할 개정 영유아보육법에는 영상을 삭제한 운영자를 처벌하는 규정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