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 줘야"…'배달원 사망' 음주 뺑소니 의사, 석방

[아이뉴스24 김다운 기자] 음주상태로 차량을 몰다 오토바이 배달원을 치어 사망케 한 뒤 도주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의사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90차례 넘게 반성문을 쓰는 등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고 피해자 유족도 선처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음주 단속에서 한 운전자가 음주측정을 하고 있다.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이미지 [사진=뉴시스]

인천지법 형사항소2부(김석범 부장판사)는 12일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와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등 혐의로 기소된 의사 A(42)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안이 중대해 엄한 처벌을 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다시 범행할 가능성이 그렇게 높아 보이지 않고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A씨가 진지하게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고 피해자 유족도 선처해 달라는 의사를 밝힌 점도 양형 이유로 들었다.

A씨는 항소심 재판을 받은 6개월 동안 90차례 넘게 반성문을 써서 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지난해 1월20일 0시20분께 인천 서구 원당동 한 교차로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운전하던 중 반대편 차로에서 신호 대기하던 오토바이 배달원 B(36)씨를 치어 숨지게 한 뒤 달아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씨는 자신이 근무하는 인천 한 의원 직원들과 회식을 한 뒤 경기 김포시 자택으로 귀가하던 중 사고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 이후 A씨는 500m가량 주행하다 파손된 차량을 버리고 도주했으나, 2시간여 만인 같은 날 오전 2시20분께 경찰에 붙잡혔다.

검거 당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69%로 '면허정지' 수준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7월 1심 재판부는 "사안이 중해 실형을 선고할 수밖에 없다"며 A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한 바 있다.

/김다운 기자(kdw@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