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0원짜리’ 조식뷔페에 긴 줄…생존게임 난이도 ‘극악’ 된 중국

송광섭 특파원(opess122@mk.co.kr) 2024. 1. 12.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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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오전 8시 20분.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의 한 식당에 들어서자 직원들 인삿말이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후에도 경기 회복이 더디다 보니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지출을 줄여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하려는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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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0원 조식뷔페’ 가보니
주민·직장인·배달기사 북적
‘홀·주방’ 직원 채용 공고도
불황속 초저가 상품 인기
11일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의 3위안짜리 뷔페 식당 ‘난청샹’에서 주민들이 아침 식사를 하고 있다. 이 프랜차이즈는 베이징에만 수십 곳의 지점을 냈다. [베이징 = 송광섭 특파원]
“다음에 또 뵙겠습니다. 조심히 가세요” “어서오세요. 환영합니다”

지난 11일 오전 8시 20분.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의 한 식당에 들어서자 직원들 인삿말이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주문대에 줄을 서있는 2분여 동안에도 몇 번씩 들렸다. 들어오고 나가는 손님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이곳은 베이징에만 수십 개의 점포를 둔 ‘난천샹(南城香)’이라는 현지 프랜차이즈 식당. 3위안(약 550원)짜리 조식뷔페를 판매 중이다.

가게 안은 이침식사를 하러 온 동네 주민들과 출근 전 끼니를 해결하려는 직장인들로 꽉 찼다. 문 앞은 고객을 대신해 음식을 가지러온 배달 기사들로 붐볐다. 주문을 하고선 자리를 잡으려고 매장을 한 바퀴 돌았지만 빈자리는 없었다. 1~2분가량 서성인 끝에 겨우 자리를 잡았다. 그마저도 ‘혼밥’하러 온 다른 손님과 합석해야 했다.

맞은 편에서 식사하던 손님 리 모씨는 “가격이 싸고 음식 맛도 괜찮아 종종 이곳에서 아침을 먹는다”고 전했다. 복작복작하던 식당은 오전 9시가 다 돼서야 하나둘씩 빈 테이블이 보이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이 허리띠를 졸라매면서 중국 주요도시에서는 이같은 초저가 식당과 빵집이 인기다. 팍팍해진 살림에 ‘짠물소비’가 늘면서 2위안(약 350원) 빵집과 3위안(약 550원) 조식부페 같은 초저가 시장이 호황을 맞았다.

12일 중국 국가통계국은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대비 0.3%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0월(-0.2%)과 11월(-0.5%)에 이어 3개월 연속 감소한 것이다. 생산자물가지수(PPI)도 1년 전보다 2.7% 줄면서 15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당국이 발표하는 공식 지표보다 민간 지표는 더욱 심각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본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리오프닝(경제 활동 재개)’ 후에도 경기 회복이 더디다 보니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서 지출을 줄여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하려는 성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승찬 중국경영연구소장은 “정부 정책과 시장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 불신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며 “일단은 지금 이 시기를 버텨야한다는 생각이 깔린 것으로, 현지에서는 이를 ‘생존 소비’라고 부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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