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故이선균 방지법’ 발의 예고 “무차별 사생활 공개로 인격살인”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배우 이선균이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다가 숨진 사건과 관련,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고(故) 이선균 방지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12일 페이스북에서 "무차별한 사생활 공개로 인격 살인 당한 고 이선균 씨를 기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 의원은 "언론과 유튜버의 과도한 인격 살인 보도 경쟁을 막는 이선균 방지법을 발의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배우 이선균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범죄 혐의보다는, 그의 사생활에 더 많은 초점을 맞춘 보도가 개인 인격을 심각하게 침해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문화예술계가 이를 지적하고 나섰다"며 "봉준호 감독을 포함한 문화예술계 대표 2000여명 이름으로 '이선균 방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문화예술인의 인권과 인격을 말살하는 무분별한 보도를 방지하고 죽음의 진상을 규명하는 구체적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하 의원은 "국회의원으로서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관련 분야 전문가와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의견을 고루 청취해 이 문제를 심도있게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언론과 유튜버들 사이 과도한 취재와 보도 경쟁으로 유명인의 사생활 침해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며 "타인의 인격을 침해하는 자유는 어디에도 허용되면 안 되며, 이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가수 윤종신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고(故)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 성명 발표에서 진상규명 등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

하 의원은 "그러나 현행 법 제도에서는 이를 충분히 다루고 있지 못한 게 현실"이라며 "'이선균 방지법'을 통해 우리 사회의 건강하고 건전한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선균은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지난해 10월부터 경찰 수사를 받다가 12월27일 성북구의 한 주차장에 세워진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수사 과정에서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혀왔으며 사망 전날에는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의뢰했다.

이선균 사망 후 일각에서는 그의 마약 혐의와 관련성이 적은 사생활 폭로식 언론 보도와 경찰의 공개 소환 등에 대한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yul@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