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SON' 다이어, 울컥한 마지막 인사..."지난 9년 반 믿을 수 없었다"
[OSEN=고성환 기자] 에릭 다이어(30, 바이에른 뮌헨)가 9년 반 동안 몸담았던 토트넘 홋스퍼와 동료들을 향해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다이어는 토트넘을 떠나 바이에른 뮌헨에 합류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12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구단은 2024년 6월 30일까지 토트넘 홋스퍼의 다이어와 계약을 체결했다. 1년 연장 옵션도 포함됐다. 잉글랜드 국가대표 수비수인 그는 바이에른 뮌헨에서 등번호 15번을 달고 뛸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토트넘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바이에른 뮌헨과 다이어의 남은 시즌 임대에 합의했다. 완전 이적 옵션도 있다"라며 "그는 클럽에서 9년이 넘는 시간 동안 경기장 안팎에서 중요한 인물이었고, 분데스리가로 떠난다"라고 밝혔다.
마지막 인사를 건네며 행운도 기원했다. 토트넘은 "다이어는 모든 대회를 통틀어 365경기에 출전하며 역대 최다 출장 25위 안에 들었다. 그는 유럽 대항전에서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50경기 이상 뛴 8명의 선수 중 한 명"이라며 "우리는 다이어와 그의 가족에게 앞으로 좋은 일만 있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다이어는 지난 2014년 스포르팅 CP를 떠나 토트넘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지난 10년간 토트넘에서만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 우측 풀백 등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며 공식전 363경기에 출전했다.
다이어는 토트넘 초기엔 주로 수비형 미드필더를 맡았지만, 갈수록 중앙 수비수로 자리 잡았다. 그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시절부터 지난 시즌까지도 주전으로 뛰었고, 잉글랜드 대표팀에도 발탁됐다. 한때는 주제 무리뉴 감독이 이끌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적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하지만 다이어는 탈장과 바이러스 감염 이후 부진에 빠졌고, 느린 발과 잦은 실수, 부족한 판단력, 불안한 빌드업으로 수비진의 폭탄이 돼버렸다. 결국 이번 시즌부턴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 완전히 밀려나 벤치만 지키는 날이 많았다.
입지를 잃은 다이어는 바이에른 뮌헨에서 기회를 얻게 됐다. 센터백 보강을 원하던 토마스 투헬 감독이 그를 낙점한 것. 투헬 감독은 "다이어는 센터백 스페셜리스트"라며 "우리는 그를 센터백 자리에서 활용할 것이다. 그는 오른쪽이나 왼쪽 센터백, 그리고 스리백 전술에서 뛸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제 다이어는 '절친' 해리 케인과 다시 만나게 됐다. 그 역시 케인과 마찬가지로 오랜 시간 함께했던 토트넘 유니폼을 벗고 바이에른 뮌헨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다이어는 2015년 여름 팀에 합류한 손흥민보다도 빨리 토트넘 생활을 시작한 만큼, 진심 어린 작별 인사를 남겼다. 그는 구단 마지막 인터뷰에서 "이걸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라며 말꼬리를 흐린 뒤 "정말 믿을 수 없는 여정이었다. 내가 도착했을 때 이런 상황은 분명히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특히 축구에서는 말이다. 축구에서 9년 반은 개의 일생과 같다"라며 지난날을 되돌아봤다.
또한 다이어는 "커리어 시작엔 베스트 프랜드 중 몇몇을 사귀었다. 지난여름 내 결혼식을 찾았던 얀 베르통언, 무사 뎀벨레, 브랜던 오스틴 그리고 라이언 세세뇽 같은 어린 친구들. 또 최정상 감독님들과 함께할 기회를 얻기도 했다. 그 어떤 인연도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영상 중간엔 다이어와 손흥민이 나란히 앉아 해맑게 장난치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끝으로 다이어는 "여기에 정말 오래 있었다. (이번 이적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토트넘 유니폼을 비롯해 모든 게 아주 오랫동안 내 삶의 일부였다. 팬들에게 받은 사랑과 응원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구단이 앞으로 나아가면서 큰 성공을 거두길 바란다. 나도 지켜보면서 응원하겠다. 같은 마음으로 곧 다시 만날 수 있길 바란다. 정말 멋지고 좋은 여정이었다"라고 인사를 줄였다.
다이어는 개인 소셜 미디어를 통해 다시 한번 작별을 고했다. 그는 "거의 10년 만에 이 훌륭한 축구 클럽과 작별해야 할 시간이다. 정말 놀라운 순간들로 가득 찬 놀라운 여행이었다. 나는 여기 있는 동안 선수로서, 그리고 남자로서 성장했다. 내가 합류한 그 순간부터 토트넘에서 완전히 편안함을 느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다이어는 "궁극적으로 어떤 클럽의 진정한 모습을 만들어가는 건 바로 사람들이다. 지난 9년 반 동안 이렇게 많은 우정을 쌓은 건 행운이다. 우리 모두 함께 나눈 경험에 대해 언제나 감사할 것이고, 영원히 간직할 너무나도 멋진 추억들과 함께 떠난다"라고 감사를 전했다.
다이어는 마지막으로 "이젠 나와 내 가족을 위해 새로운 챕터가 필요한 때다. 내 여정을 함께해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선수들과 감독님, 구단에서 일하는 모든 분들, 그리고 물론 가장 중요한 토트넘 팬들에게 좋은 일만 있길 바란다. 토트넘은 언제나 내 마음속에 있을 것이다. 모든 것에 감사드린다"라며 하트 이모티콘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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