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8억년간 오차는 단 1초"…韓, 초정밀 원자시계 만든다

이해성 2024. 1. 12.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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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속 7.5㎞(마하 22) 속도로 우주를 도는 인공위성은 어떻게 위치와 시간을 스스로 인식할까.

과학적으로 보면 1초는 '세슘 원자시계'로 정의한다.

표준연 관계자는 "2025년까지 우주의 나이인 약 138억 년 동안 오차가 1초가량인 이터븀 광시계 KRISS-Yb2를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표준연은 그간 쌓은 원자시계 역량을 바탕으로 양자컴퓨터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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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준과학硏 "이터븀 광시계
KRISS-Yb2 내년 개발 완료"
우주·6G 통신·수소·양자 등
국가 핵심기술 경쟁력 강화될 듯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직원이 이터븀 광시계를 연구하고 있다. 표준연 제공


초속 7.5㎞(마하 22) 속도로 우주를 도는 인공위성은 어떻게 위치와 시간을 스스로 인식할까. 내장된 원자시계를 통해서다.

과학적으로 보면 1초는 ‘세슘 원자시계’로 정의한다. 원자는 고유 진동수가 있다. 세슘(Cs) 원자가 91억9263만1770번 진동할 때를 1초로 간주한다. 1967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도량형총회에서 세슘 원자시계가 국제표준으로 채택됐다.

2000년대 들어 세슘 원자시계를 대체할 후보군이 떠올랐다. ‘이터븀(Yb) 광시계’다. 전후좌우상하 여섯 방향에서 레이저를 쏴 원자를 냉각해 격자에 가둔 후 주파수를 잰다. 이터븀 광시계의 진동수는 1초에 무려 518조2958억3659만865번이다.

한국은 이터븀 광시계 KRISS-Yb1을 미국 일본에 이어 2014년 개발했다. 현재 오차 수준은 20억 년에 1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출연연구소인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이 개발했다.

KRISS-Yb1은 2021년 세계협정시(UTC) 멤버가 됐다. 세계협정시는 세계가 공통 시간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한 과학적 표준이다. 인터넷뱅킹, 내비게이션, 통신, 전자상거래 등 일상 속 모든 서비스가 이 기준을 따른다. 한국은 프랑스 일본 미국 이탈리아에 이어 세계협정시 생성에 기여한 다섯 번째 국가다.

KRISS-Yb1은 아직 실험실 수준이다. 설비 규모가 커 인공위성 등에 탑재하지 못하고 있다. 2035년께 상용화 예정인 한국형 위성항법시스템(KPS)에 싣는 것이 목표다.

KPS는 정지궤도위성 3기, 경사궤도위성 5기를 개발해 2035년까지 발사하는 프로젝트다. KPS가 구축되면 수~수십m에 달하는 GPS 오차를 ㎝ 단위까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도심항공교통(UAM), 자율주행자동차 등의 필수 인프라로 꼽힌다. LIG넥스원, AP위성 등 국내 기업들이 개발하고 있다.

표준연은 이터븀 광시계 오차를 제로에 가깝게 만드는 도전에 나섰다. 표준연 관계자는 “2025년까지 우주의 나이인 약 138억 년 동안 오차가 1초가량인 이터븀 광시계 KRISS-Yb2를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자시계는 예전부터 존재해 온 양자(퀀텀) 기술이다. 1개 원자의 양자 상태를 하나하나 제어해야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표준연은 그간 쌓은 원자시계 역량을 바탕으로 양자컴퓨터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0일 서울 반포동 메리어트호텔에서 과기정통부가 연 ‘K-퀀텀스퀘어 미팅’에서 양자컴 논리회로인 하다마르(Hadamard) 게이트, 시낫(CNOT) 게이트로 큐비트를 제어하는 시연을 했다.

이호성 표준연 원장은 “현대 문명에서 원자시계만큼 널리 사용되는 기술은 없다”며 “이달 우주, 6세대(6G) 통신, 수소, 양자 등 국가 핵심기술 수준을 원자시계로 더 끌어올리는 전략기술연구소를 신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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