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사실 공표가 국민의 알권리었나”…분노 드러낸 문화예술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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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을 비롯한 문화예술인들은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다 숨진 故 이선균 배우 사건의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12일 문화예술인연대회의(연대회의)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故 이선균 배우의 죽음에 대한 성명서'를 내고 "대중문화예술인들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를 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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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신 “황색언론의 병폐, 언제까지 침묵해야 하나”
(시사저널=강윤서 기자·정윤경 기자)
봉준호 감독을 비롯한 문화예술인들은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다 숨진 故 이선균 배우 사건의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12일 문화예술인연대회의(연대회의)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故 이선균 배우의 죽음에 대한 성명서'를 내고 "대중문화예술인들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다시는 이러한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를 빈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는 봉준호 감독, 윤종신 작곡가 겸 가수, 장항준 감독, 김의성 배우 등 16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이선균 사건에 대한 수사당국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보도 윤리에 어긋난 기사 삭제, 문화예술인 인권 보호를 위한 현행 법령 개정 등을 촉구했다.
봉준호 감독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공보 책임자의 부적법한 언론 대응은 없었는지, 수사 종사자가 개별적으로 언론과 접촉하거나 기자 등으로부터 수사 내용의 질문을 받아 부적법한 답변을 한 사실은 없는지 한 치의 의구심 없이 조사해 그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봉 감독은 "수사 당국은 '적법 절차에 따라 수사했다'는 한 문장으로 이 모든 책임에 대해 자유로울 수 없다"며 "수사 과정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만이 잘못된 수사 관행을 바로잡고 제2, 제3의 희생자를 만들지 않는 유일한 길"이라고 덧붙였다.
이어진 발언에서 윤종신 작곡가 겸 가수는 "고인에 대한 내사 단계의 수사 보도가 과연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한 공익적 목적에서 이뤄졌다고 말할 수 있냐"며 "혐의사실과 동떨어진 사적 대화에 관한 고인의 음성을 보도한 KBS는 공영방송의 명예를 걸고 오로지 국민의 알권리를 위한 보도였다고 확신할 수 있나"고 반문했다.
이어 "모든 언론 및 미디어는 보도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기사 내용을 조속히 삭제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원택 감독은 정부와 국회에 요구 사항을 전달했다. 이 감독은 "국회는 형사사건 공개 금지와 수사에 관한 인권 보호를 위한 현행 법령에 문제점은 없는지 점검하고 필요한 법령의 제·개정 작업에 착수해야 한다"면서 "피의자 인권과 국민의 알 권리 사이에서 원칙과 예외가 뒤바뀌는 일이 없도록 명확한 입법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명서 발표 후 한국영화제작가협회 정상민 부대표는 "조사 중인 피의사실을 기정사실인 듯 노출한 수사기관과 언론, 이를 받아 쓴 미디어를 우리 모두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독립영화협회 고영재 대표는 "공공의 이익이란 명분으로 이선균 배우의 신상을 공개한 것이 과연 적합했는지 다시 한번 숙고해달라"고 전했다.
연대회의는 향후 '이선균 방지법'을 제정하기 위해 뜻을 같이하는 단체와 적극적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발표된 성명서는 송강호 배우 등 2000여명의 개인과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독립영화협회,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등 29개 단체가 뜻을 모아 만들어졌다.
한편 마약 투약 의혹을 받던 이씨는 작년 12월23일 3차 경찰 조사에 출석해 약 19시간 동안 밤샘 조사를 받았다. 24일 오전 5시께 귀가한 이씨는 사흘 만인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와룡공원 인근에 주차된 차량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수사 과정에서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히며 사망 전날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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