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면으로 꽉 찬 스마트폰이 아직은 어려운 이유 [IT 잡학다식]
스마트폰의 화면 크기는 커지고, 상하좌우 테두리 베젤은 줄어왔습니다. 초기 스마트폰을 떠올려 보세요. 4~5인치 작은 화면에 큼직한 상하 베젤이 존재했어요. 좌우 베젤 크기도 무시하기 어려웠죠. 최신 스마트폰은 그렇지 않죠. 화면이 스마트폰 전면을 뒤덮고 있습니다. 애플 아이폰 15 시리즈의 경우 좌우 베젤이 1.5mm, 화면 비율이 약 90%에 육박합니다.
이렇게 보면, 전면을 화면으로 꽉 채운 100% 풀스크린 스마트폰 시대가 머지않아 보이는데요. 아쉽게도,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습니다. 펀치홀, 다이나믹 아일랜드, 노치와 같은 공간이 남아있다는 거예요. 왜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불필요해 보이는 전면 공간을 없애지 않는 걸까요? 영상을 볼 때마다 화면 일부가 잘려서 불편하기만 한데 말이죠.
스마트폰 베젤이 줄어든 과정
초창기 스마트폰은 베젤 영역이 넓었어요. 특히 나름의 역할이 있던 상하 베젤은 크기가 굉장했는데요. 거의 손가락 두께 정도 됐습니다. 좌우 베젤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었죠. 스마트폰은 베젤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보니, 제품 크기에 비해 화면이 작을 수밖에 없었어요. 애플 아이폰 3, 삼성전자 갤럭시 S1과 같은 제품을 보세요.
그때는 넓은 베젤이 최선이었습니다. 베젤에 다양한 부품이 탑재됐었거든요. 상단 베젤에는 수화부, 전면 카메라, 조도 센서, 근접 센서 등이 위치했어요. 하단에는 홈버튼, 디스플레이 작동을 제어하는 컨트롤러가 들어있었죠. 당시 베젤 크기를 줄인다는 건, 스마트폰 사양과 기능을 일부 포기해야 한다는 의미였습니다. 당연히 그런 선택을 한 제조사는 없었죠.
베젤 크기는 OLED 기술의 발전과 함께 점차 줄어들었습니다. 예전에는 딱딱한 유리 기판을 사용하는 LCD와 리지드 OLED가 쓰였어요. 유연한 기판을 이용한 OLED가 나오자 상황이 변했어요. 기판을 구부려 뒤로 꺾을 수 있게 됐거든요. 하단 베젤에 둬야 하는 부품이 줄어든 거죠. 엣지 디자인이라고 하죠. 화면을 구부려 좌우 베젤 크기도 대폭 줄일 수 있게 됐어요.
아울러 제조사들은 하단 물리 홈버튼도 없앴습니다. 터치 제스처와 가상 버튼으로 대체했죠. 이후 2017년경부터 좌우, 하단 베젤을 대폭 축소한 스마트폰이 등장하기 시작했는데요. 이때 출시된 제품이 애플 아이폰 X 시리즈와 삼성전자 갤럭시 S8 시리즈입니다. 두 제품군 모두 베젤 영역을 대폭 축소해, 이전 세대에서 진보한 디자인을 보여줬죠.
상단 베젤의 흔적 ‘노치·펀치홀’
기술의 발전으로 상단 베젤 크기도 점차 줄었지만, 완전히 없애진 못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상단 베젤에는 전면 카메라와 각종 필수 센서가 들어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타협점을 찾기 시작합니다. 그 결과 탄생한 게 ‘노치’ 디자인이에요. 종종 M자 탈모라고 놀림을 당하기도 하지만, 노치 안은 중요한 부품으로 가득합니다.
아이폰 노치 안에는 적외선 카메라, 도트(Dot) 프로젝터, 투광 조명 센서, 근접 센서, 조도 센서, 수화부, 전면 카메라와 같은 부품이 탑재돼 있어요. 이중 적외선 카메라, 도트 프로젝터, 투광 조명 센서는 페이스ID를 사용하려면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아이폰 14 시리즈부터 적용한 ‘다이나믹 아일랜드’도 마찬가지에요. 형태와 크기는 변했어도 세 부품은 그대로입니다.
안드로이드 진영은 사정이 나아요. 페이스ID처럼 복잡한 기술을 사용하지 않거든요. 그러다 보니 안드로이드 진영에선 노치보단 펀치홀 디자인을 적용한 제품이 많아요. 펀치홀은 전면 카메라 부위만 뚫어 놓은 형태입니다. 근접·조도 센서는 화면 밑에 있죠. 화면을 투과해 들어온 빛을 감지할 정도로 기술이 좋아졌거든요. 참고로 아이폰도 다이나믹 아일랜드로 바뀌면서 두 센서를 화면 밑에 넣어요.
마지막 난제, ‘전면 카메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경우 카메라만 숨기면 전면을 화면으로 가득 채울 수 있는 셈인데요. 이를 위해 스마트폰 업계에서는 UDC(Under Display Camera)라는 기술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UDC는 전면 카메라를 디스플레이 밑에 숨기는 기술이에요. UDC 부위는 평소에는 화면으로 사용되다가, 카메라 사용 시 투명해집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Z 폴드 시리즈에 UDC 적용했죠.
아쉽지만 UDC는 아직 보완이 필요합니다. 전면 카메라를 사용하려면, 바깥의 빛이 디스플레이 안까지 들어와야 합니다. 이에 UDC 카메라 부위는 픽셀(화면을 구성하는 기본 단위) 밀도가 낮아요. 다른 곳과 픽셀 배치가 다르다 보니, 눈에 확 띕니다. 이질적이죠. 실제 UDC를 적용한 제품을 보면, 카메라 부위만 도드라집니다. 확대하면 모기장처럼 격자 패턴이 보이고요.
UDC는 카메라가 디스플레이 아래에 위치하기에, 촬영 품질도 떨어집니다. 카메라 바로 앞에 픽셀이 배치돼 있어 빛 투과율이 떨어지거든요. 좋은 사진을 찍으려면 렌즈가 깨끗해야 하잖아요. 결국 완벽한 UDC 기술이 나와야, 전면으로 화면을 가득 채운 스마트폰에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는 건데요. 언제쯤 이런 제품을 만날 수 있을까요.
테크플러스 윤정환 기자 (tech-plu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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