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친명당이냐"... 탈당 러시 민주당, '찐명' 선명성 경쟁 가열

강윤주 2024. 1. 1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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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전 대표와 원칙과상식 의원들의 연쇄 탈당으로 시작된 더불어민주당 분열이 가속화하고 있다.

친명계 원외인사들로 구성된 민주당혁신행동(혁신행동)은 12일 고민정·윤건영 의원, 임종석 전 의원 등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3인방을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전날 민주당 의원 129명이 이 전 대표 탈당을 비판하는 연판장에 이름을 올리지 않은 인사들 리스트가 도는 것을 두고도 뒷말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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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명 원외들, 윤건영 고민정 임종석 공격
탈당에서 잔류 선회한 "윤영찬 비호말라"
공천 앞두고 '찐명' 충성 경쟁 가열 양상
이낙연 "주류 대 비주류 10 대 0... 살벌" 
홍익표 원내대표 등 지도부 자제 움직임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탈당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낙연 전 대표와 원칙과상식 의원들의 연쇄 탈당으로 시작된 더불어민주당 분열이 가속화하고 있다. 지도부는 '통합'을 입에 올리며 집안 단속에 나섰지만, 계파 간 비방전이 되레 격해지는 양상이다. 특히 친이재명(친명)계 원외인사를 중심으로 비이재명(비명)계 의원들을 향한 가시 돋친 공격이 이어지면서 '친명 대 비명' 구도가 선명해져 공천 과정에서 내홍이 더 격화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친명계 원외 "잔류 윤영찬 비호 말라" 친문 의원들 비판

더민주전국혁신회의 관계자들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이낙연 전 총리 탈당 및 창당 비판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뉴스1

친명계 원외인사들로 구성된 민주당혁신행동(혁신행동)은 12일 고민정·윤건영 의원, 임종석 전 의원 등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3인방을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민주당 탈당을 도모하다 잔류를 택한 윤영찬 의원을 비호하는 이들에게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윤 의원은 대선 경선 불복을 조장하는 데 앞장섰고, 이재명 대표를 비난해놓고도 민주당에 잔류한 채 신당 창당 세력을 지지하는 발언까지 했다"며 "이 같은 해당행위는 소위 (문재인) 청와대 출신들이 비호해준 덕분이다. 이게 공정이고 상식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 윤 의원 출당과 제명을 촉구한 데 이어, 윤 의원과 가까운 다른 친문재인계(친문) 의원들까지 저격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셈이다. 혁신행동은 성추행 논란으로 물의를 일으킨 현근택 변호사 등 친명계 인사들로 구성된 원외 조직으로, 상당수가 이번 총선 출마 채비를 하고 있다.


이낙연 "민주당 주류 대 비주류 10대 0... 살벌해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지난달 30일 서울 종로구의 한 음식점에서 회동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이 때문에 이들의 거친 공격이 공천을 위한 충성 경쟁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해석이 당 내부에서는 나오고 있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한 수도권 의원은 "본인들 선거운동 차원에서 누가 더 '찐명'인지를 보여주기 위한 행보 아니겠느냐. '더민주'가 아니라 '더친명당'으로 가는 신호탄"이라고 우려했다. 원외인사들이 앞장서 목소리를 높이니, 마음 급한 범친명계 현역 의원들도 가세하는 분위기다. 친명계인 양이원영 의원은 이날 민주당을 떠난 탈당 3인방(김종민·이원욱·조응천 의원)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국회 소통관에서 열겠다고 공지했다가 돌연 취소했다.

전날 민주당 의원 129명이 이 전 대표 탈당을 비판하는 연판장에 이름을 올리지 않은 인사들 리스트가 도는 것을 두고도 뒷말이 나왔다. 지도부를 제외하고, 과거 친문계 조직이었던 '부엉이모임' 멤버들이 많은 것을 겨냥한 포석이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에 나와 탈당 만류 성명을 두고 "탈당 회견 예정된 날 눈앞에 두고 (만류한다고) 그렇게 했다는 건, 내부용이지 저 들으라고 한 얘기는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항상 당권이 바뀌더라도 주류와 비주류가 6대 4의 전통을 유지했는데, 지금은 10대 0으로 나쁘게 변했다"며 "당내의 문화, 언동이 이렇게 살벌한 적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연쇄 탈당 직후 文 만나러 간 홍익표, 지도부는 내부 단속

문재인 전 대통령이 12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 자택 앞에서 예방을 온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홍익표 의원실 제공

야권 분열이 확전되지 않을까 우려한 지도부는 내부 단속에 나섰다. 탈당 세력을 비판한 민주당혁신행동과 양이원영 의원 기자회견 취소도 지도부의 내부 경고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익표 원내대표도 이날 경남 양산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난 뒤 '하나 된 민주당'을 강조했다. 홍 원내대표는 MBC 경남 라디오에서 이 전 대표와 3명 의원들의 탈당에 대해 "강물이 큰 바다에서 하나가 되듯이 결국은 어느 시점에서 다시 하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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