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날리면? 尹대통령 비속어 논란 법원 "MBC뉴스는 허위, 정정보도 하라"

"확인 없이 단정하면 안 돼"

2022년 미국 순방 중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보도 논란에 대한 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법원은 윤 대통령이 당시 '바이든'이라고 말했다고 전한 MBC의 보도가 잘못됐다고 판단하고 정정보도를 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서울서부지법 민사합의12부(부장판사 성지호)는 12일 오전 원고 외교부와 피고 문화방송(MBC)을 상대로 진행한 선고기일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이날 "피고인 MBC는 이 사건 판결 확정 후 최초로 방송되는 뉴스데스크 프로그램 첫머리에 진행자로 하여금 정정보도문을 통상적 진행 속도로 1회 낭독하게 하라"며 "이 같은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기간 만료 다음 날부터 원고에게 1일 100만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해야 하고 소송 비용은 피고인 MBC가 부담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 논란은 윤 대통령이 미국 방문 중 9월 21일(현지시간) 참석한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 회의를 마치고 나오는 상황에서 불거졌다. 당시 MBC는 윤 대통령이 "국회 이 ××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나"라는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사건 발언이 이뤄진 시각, 장소, 배경, 전후 맥락 등을 종합할 때 윤 대통령이 미국 의회와 조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욕설과 비속어를 사용했다고 볼 수 없다"며 "MBC의 보도가 허위라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기술적 분석을 통해 카메라 영상에 담긴 발언에서 특정 단어가 언급됐는지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경우 언론사는 합리적 근거 없이 특정 단어가 언급됐다는 식으로 단정적인 보도를 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날 판결 이후 외교부는 "공영이라 주장하는 방송이 과학적·객관적 확인 절차 없이 자막을 조작해 국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허위 보도를 낸 것은 대단히 무책임한 일"이라는 입장을 냈다. 반면 MBC는 "법리적으로도 납득하기 어렵다"며 서울서부지법에 항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박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