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영 없으면 안방에 경험 있는 포수가…” 영웅들 단장의 우문현답, 1년4개월전부터 ‘유비무환’

김진성 기자 2024. 1. 12.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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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랜더스 이지영./SSG 랜더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지영 없으면 안방에 경험 있는 포수가…”

이지영(38, SSG 랜더스)의 사인&트레이드가 발표된 12일 오후, 키움 히어로즈 고형욱 단장에게 전화를 걸어 이렇게 우려했다. 실제 삼성 라이온즈 시절 국가대표급 라인업을 이끈 포수로 숱한 우승을 경험했다. 정규시즌 통산 1270경기 출전을 자랑한다. 수비력은 여전히 리그 탑클래스다.

2023년 10월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키움과의 경기. 키움 김동헌이 8회초 2사 1,3루에서 송구 실책으로 덩점을 내준 뒤 아쉬워 하고 있다./마이데일리

키움과 이지영의 사인&트레이드는 이른바 ‘예고된 결별’이었다. 이지영은 작년 8월8일 롯데 자이언츠전 이후 1군 경기에 단 1경기도 나가지 못했다. 특별히 아픈 곳은 없었다. 당시 키움은 주축들의 줄부상에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마저 쓰러지면서 최원태(LG 트윈스)마저 내주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사실상 올 시즌을 접고 미래를 내다본 거래였다.

고졸 1년차 김동헌이 현장의 예상보다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완전히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 항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까지 해결했다. 한 마디로 고속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키움으로선 이지영의 경험과 노련미보다, 김동헌의 장래성에 승부수를 걸었다.

FA 시장 전후에도 키움은 이지영에게 적극적이지 않았다. 고형욱 단장에 따르면 플랜A는 이지영과 함께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좋은 결과가 나오지 못했고, 플랜B로 선회해 사인&트레이드에 이르렀다. 키움은 현금 2억5000만원보다, 2025년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을 얻은 게 더 소중하다.

어쨌든 당장 키움 안방에 경험 있는 포수가 전무하다. 김동헌이 아무리 기대이상이라고 해도 이제 고졸 2년차다. 그러자 고형욱 단장은 우문현답을 날렸다. “처음부터 경험 쌓이는 선수가 있나요.” 김동헌도 그렇고, 어떤 선수도 마찬가지다.

자리가 있어야 기회를 잡고, 기회를 잡아야 경험이 쌓인다. 아무리 잠재력 좋은 유망주라고 해도 자리가 없고, 기회를 못 잡으면 소위 말하는 ‘(진짜)선수’가 되기 어렵다. 당장 김동헌이 그렇게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 김동헌에게 전적으로 기회를 주지 않았다면, 항저우아시안게임 발탁 및 병역혜택은 불가능했다. 대신 키움은 이지영을 SSG에 넘기면서 선수생활을 이어갈 수 있게 다리를 놨다.

알고 보면 키움은 이 같은 사태를 1년 4개월전부터 준비했다. 2023 신인드래프트서 포수만 5명을 뽑았다. 투수와 야수를 겸업하던 김건희가 사실상 포수에서 손을 놓으며 재능을 극대화할 정도로 포수 미래 자원이 풍부하다.

고형욱 단장은 “중고참 (김)재현이도 있고, (김)시앙이도 있다. 박준형도 좋은 평가를 받는다. 좋은 평가를 받는 선수들을 써봐야 어떻게 될지 알 수 있다. 그래야 미래의 방향성을 잡을 수 있다”라고 했다. 이지영과 계속 함께하는 것도 고려했지만, 38세 베테랑이 팀의 미래까지 책임지긴 어렵다. 최근 2~3년간 뽑은 저연차 포수들을 실제로 써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이런 측면에서 고형욱 단장은 김동헌이 올해 무난히 풀타임 주전포수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시선에 대해서도 경계했다. 고형욱 단장은 “시앙이가 수비가 좋다. 타격은 왔다 갔다 하지만,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줄 때가 있다. 동헌이 쪽으로 밀기엔…같이 경쟁해야 한다”라고 했다.

2023년 8월 23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키움 김동헌 포수가 4회초 무사 1루서 두산 강승호의 포수 앞 땅볼을 처리하고 있다./마이데일리

이지영과는 잘 헤어졌다. 고형욱 단장은 “건강하게, 다치지 말고 잘 하라고 했다. 지영이도 감사했다고 얘기하고 좋게 마무리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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