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주도할 삼성, 8배 빠른 모바일 D램 공개

차세대 LPDDR5X-PIM 발표
데이터 저장·연산처리 한번에
메모리 병목현상 획기적 개선
HBM 생산능력 2.5배 확대

CES에서 공개된 삼성전자 가상 반도체 팹. 삼성전자

한진만 부사장

삼성전자가 모바일 저전력 D램에 연산 기능을 더해 8배 더 빠른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를 출시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11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4에서 인공지능(AI) 시대를 위한 차세대 반도체 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이를 위해 앙코르호텔 내 전시 공간에 가상 반도체 팹을 설치하고, 5개 주요 응용처별로 솔루션을 나눠 신제품을 전시했다.

가상 팹 공간에서는 최신 반도체 라인인 평택공장 내부 모습이 최초로 공개됐다. 이날 처음 공개된 LPDDR5X-PIM은 메모리 병목현상 개선을 위해 데이터 연산 기능을 메모리 칩 내부에서 구현하는 PIM 기술을 LPDDR에 적용한 제품이다.

PIM은 저장 작업을 하는 메모리 반도체에 연산 작업을 하는 프로세서 기능을 더한 지능형 반도체다. 메모리 안에서 간단한 연산을 수행할 수 있어 데이터 이동 횟수가 감소하고 병목현상이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다. 이번 신제품은 기존 LPDDR5X D램 대비 성능을 8배 높였고, 전력은 50% 절감됐다. 삼성전자 측은 "고객사와 최종 조율하는 단계"라며 "1~2년 내 출시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함께 공개된 LLW D램은 입출력단자(I/O)를 늘려 대역폭은 높이고 지연 속도는 줄인 D램이다. 삼성전자 LLW D램은 초당 128GB(기가바이트)의 빠른 처리 속도와 28㎱(나노초) 이하의 지연속도 특성을 가진 온디바이스 AI 맞춤형 D램이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E D램 '샤인볼트' 소식도 공유했다. 기존 HBM3 제품 대비 성능과 용량이 50% 이상 개선됐다. 삼성전자 측은 "HBM3E는 12단(적층) 기술을 활용해 1초에 1280GB의 대역폭과 최대 36GB 용량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한진만 삼성전자 DS부문 미주총괄 부사장은 "HBM 시장은 이제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시기"라면서 "올해 HBM 생산능력을 2.5배 이상으로 늘리고 내년도 그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한 부사장은 HBM 등 고사양 제품을 중심으로 업황 개선이 시작됐다고 진단했다. 한 부사장은 "중국 스마트폰 시장부터 올해 수요 회복이 시작됐고, 하반기엔 미국 서버 시장도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2025년에는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부사장은 시장 반등 시점에 맞춰 출시될 차세대 HBM 등 고사양 반도체 역량에 대해 자신감을 피력했다. 그는 "삼성은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파운드리와 메모리를 동시에 하는 반도체 기업"이라면서 "이 시너지를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게 HBM과 같은 AI 시대 고사양 메모리"라고 설명했다.

[라스베이거스 오찬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