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5만 영광에 수십억 들여 고급호텔 세운 괴짜 회장님
농구스타 현주엽, 가수 김연자, 드라마 촬영팀 등 묵고 가
굴비정식, 불갑사, 백수해안도로 등 관광자원 시너지
김성윤 회장 “고향 위해 제대로 된 숙박시설 키울 것”
[헤럴드경제(영광)=서인주 기자] ‘상사화 피는 굴비의 고장’
이쯤되면 전라남도 영광이 확 떠오른다.
불갑사, 백수해안도로, 4대종교 문화유적지, 굴비정식.
맑고 푸른 서해바다와 촉촉한 갯벌을 품은 영광은 다양한 문화와 역사, 예술 자원을 자랑하고 있다.그러고 보니 요즘 전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고향이기도 하다.
한해 수백만 관광객이 영광을 맛보고 즐기고 느끼기 위해 발길을 돌리고 있다.
하지만 영광은 시골마을이다 보니 제대로 된 숙박시설과 인프라가 부족하다. 춥고 배고픈 비수기를 견뎌야 하고 전문인력 채용 등 여러 어려움을 이길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촌동네에 고급호텔이 제 정신이냐”, “사장이 미친 것 아니냐”
인구 5만2000명 남짓의 시골 소도시 전남 영광군에 대도시에나 있을법한 별 3개의 진짜호텔이 화제다. 주인공은 영광읍내에 42개의 객실을 보유한 더스타호텔(회장 김성윤)이다.
김성윤 회장은 3년전 폐가처럼 쓰려져 가던 숙박시설을 수십억을 들여 사들여 최고급 집기와 시설로 올 리모델링했다. 매입 당시에는 지하가 물에 잠겨있고 건물 곳곳에 균열이 가는 등 답이 없는 상태였다. 6개월 넘게 현장을 지키며 제대로 된 호텔 만들기에 매달린 배경이다.
군단위 숙박업소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호텔 커피숍을 설계하고 지하연회장, 세미나실, 레스토랑을 구축했다.
곧이어 20여명의 호텔리어를 채용했고 위생과 친절교육에도 나섰다. 객실내 침대와 소파, 가전제품 모두 최고사양의 고급 제품을 들여놨다.
“대도시도 아닌 영광에 이런 시설이 있었다니 놀랍네요”
호텔등급 평가를 위해 현장을 찾은 심사위원이 한말이다. 안내정보, 조경, 주차, 보안시설, 청결, 프런트 근무자 능력, 서비스 평가를 모두 통과했다. 사실 시설과 인프라에서는 4성급 평가를 받았지만 외국어 평가에서 전문인력을 구하지 못해 3성급 호텔 등급을 얻게 됐다.
“태어나서 유년시절을 보낸 곳이 영광입니다. 모텔 등 숙박시설은 많지만 호텔은 한곳도 없어 아쉬움이 컸는데 때마침 기회가 생겼어요. 많은 돈을 들였는데 고향의 문화관광산업 발전에 보탬이 된다고 생각하니 보람도 큽니다”
토목과 건설업으로 큰성공을 거 둔 김 회장은 지난 2021년 영광에 3000여평의 부지와 폐건물을 3성급 호텔로 탈바꿈시켰다. 호텔사업은 문외한 이었지만 영광의 잠재력을 믿고 있었기에 과감한 투자를 단행했다. 20여명의 직원 가운데 절반 가량은 지역 출신으로 채웠다.
지역인재 육성에도 적극적이다. 16년간 호남대학교 총동문회장직을 수행한 김 회장은 호남대와 자매결연을 맺고 호텔내 시설과 집기를 학생들에게 내주고 있다. 현장실습을 통해 실무능력을 키운 후배들은 국내외 유명호텔에서 꿈을 키워가고 있다.
프런트에서 만난 황설은 과장(26)은 “대학에서 항공서비스를 전공했는데 졸업무렵 영광에 호텔이 생겨 고향에서 일할 기회를 얻었다” 면서 “외지에서 오신 고객들에게 제가 나고 자라고 지금도 살고 있는 자랑스러운 영광을 소개할 수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화장실을 만들겠다”
김 회장은 청결과 위생에 있어서는 누구와도 타협하지 않는다. 결벽증이 걸릴 정도로 고객들에게 깨끗한 객실과 침구류를 제공하고 있다. 실제 호텔내 화장실은 먼지 한톨 없을 정도로 쾌적하다. 김 회장은 틈날 때 마다 화장실을 돌며 쓸고 닦고 청소한다.
호텔조식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전라도 하면 ‘맛의 고장’이라 불리는데 이곳 호텔에서 공짜로 제공하는 조식은 수준급이다. 전문 요리사가 제철음식을 주기적으로 선별해 제공한다. 특히 특제된장으로 만든 된장국은 시그니처 메뉴다. 고소하고 담백하다는 평이다.
정인귀 호텔 더스타 본부장은 “위생과 청결, 서비스 등 기본에 충실한 호텔이라 자부한다. 위치는 영광에 있지만 서울이나 광주 등 대도시와 견줘도 부족하지 않은 퀄리티” 라면서 “관광고객은 물론 출장차 방문하는 고객들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영광을 방문하는 유명인들도 호텔을 자주 찾는다. 가수 김연자를 비롯해 농구스타 현주엽도 묵고 갔다. 영광에 프로 스포츠 구단의 전지훈련이 많아지면서 유명선수들의 방문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된 ‘스물다섯, 스물하나’ 제작진이 영광 촬영 후 이곳에서 숙박하기도 했다.
대마산단, 빛그린산단 등 기업인들의 비즈니스 호텔로도 이름값을 쌓아가고 있다.
이 호텔의 마스코트는 3개월된 강아지 코코와 별이다. 진돗개와 아키다견 믹스종인 녀석들은 호텔을 찾은 손님들에게 연신 꼬리를 흔들며 반긴다. 강아지계의 호텔리어인 셈이다. 김 회장이 직접 밥을 챙기고 청소를 할 정도로 아끼는 녀석들이다.
2024년은 영광 방문의 해다. 최근 영광군은 1000만명 관광객 유치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선언했다. 굴비, 원전에 이어 굴뚝없는 산업인 관광산업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김성윤 회장은 “지금의 허물어진 고향집에서 키운 향나무와 대나무로 호텔로 옮겨와 정성껏 기르고 있다. 그만큼 고향 영광은 나에게 소중한 곳” 이라며 “유튜브 등 온오프 홍보를 강화와 스포츠마케팅과 연계해 특색 있는 관광 아이템을 업그레이드하겠다. 지역사회 공헌에도 더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si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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