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ETF 두고 업계 혼란…금융당국 “가상자산 선물 ETF는 안 된다고 안 했는데...”
금융당국이 미국 증시에서 거래가 시작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의 거래를 제한한 이후 국내 증권가에서 ‘가상자산 선물 ETF’를 중개해도 되는지를 두고 혼란이 벌어지고 있다. 전날 금융당국의 유권해석 이후 일부 증권사가 그동안 중개하던 ‘가상자산 선물 ETF‘까지 신규 매수를 제한하기로 했는데, 금융당국 관계자는 “가상자산 선물 ETF는 거래를 중단하라고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KB증권은 12일 공지사항에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을 기초로 하는 ETF에 대해 금융당국의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있기 전까지 ‘가상자산 선물 ETF’의 신규 매수를 제한하게 됐다”고 밝혔다. 거래가 제한된 ETF는 홍콩과 미국 증시에 상장된 23개 가상자산 선물 ETF다.
단, KB증권의 기존에 가장자산 선물 ETF를 보유하고 있던 고객의 매도 주문은 가능하도록 했다.
그런데 금융당국은 “비트코인 현물 ETF의 거래가 안 된다고 했지, 가상자산 선물 ETF에 대해서는 언급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선물 ETF는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거래되는 가상자산에 대한 선물 계약을 담고 있다. 그건 (자본시장법상) 기초자산에 위배가 되지 않는 것으로 보는 게 맞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일부 증권사가 가상자산 선물 ETF의 신규 매수를 제한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는 “그건 해당 증권사가 판단한 일 같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전날 오후 5시 30분∼6시에서야 국내 증권사들에 ‘미국 증시에 상장되는 비트코인 현물 ETF 중개는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유권해석을 전달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는 비트코인을 기초자산으로 삼는데, 국내 자본시장법에 열거된 기초자산에 가상자산이 포함되지 않다는 이유였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금융위가 뒤늦게 가상자산 ETF에 대한 입장을 내놓으며 업계에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전날은 국내 서학개미 투자자들이 국내 증권사의 해외 주식 거래 서비스를 통해 비트코인 현물 ETF를 매수해도 되는지를 두고 혼란이 있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전날 오후 5시30분∼6시쯤 국내 증권사들에 ‘미국 증시에 상장되는 비트코인 현물 ETF 중개는 자본시장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유권해석을 전달하기 시작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의 첫 거래가 시작되는 미국 증시 개장 시간(한국시간 오후 11시30분)을 6시간가량 앞두고 지침을 내린 것이다. 이에 한 증권사는 고객들에게 비트코인 현물 ETF를 매매가 가능하다고 안내했다가 공지를 수정하기도 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융위가 뒤늦게 방침을 내놓으면서 일이 꼬인 것 같다”고 밝혔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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