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연초 6.3조 매도폭탄···코스피 8일 연속 추락

성채윤 기자 2024. 1. 12.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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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식시장에서 기관투자가들이 연초 6조 원이 넘는 물량을 쏟아내면서 코스피지수가 8거래일 연속 뒷걸음질을 쳤다.

기관은 올 들어 이날까지 기관은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총 6조 6198억 원 규모를 순매도했다.

기관은 이날도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2111억 원, 1581억 원씩 매도 우위를 보이며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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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투톱'만 3.3조 넘게 팔아
작년말 과매수에 차익실현 많아져
지수 하락폭 올들어 4.9% 달해
"내달말까지 중·소형주 투자 유리"
1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연합뉴스
[서울경제]

국내 주식시장에서 기관투자가들이 연초 6조 원이 넘는 물량을 쏟아내면서 코스피지수가 8거래일 연속 뒷걸음질을 쳤다. 연말연시 주가에 과도하게 반영됐던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가 잦아든 데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다시 부각하면서 코스피는 2022년 5월 이후 1년 8개월 만에 최장 기간 부진의 늪에 빠졌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5.22포인트(0.60%) 내린 2525.05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3일부터 하루도 빠짐없이 하락 행진을 이어간 셈이다. 코스피가 8거래일 연속 하락한 것은 2022년 5월 2~12일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가 2520대로 주저앉은 것도 지난해 12월 11일 이후 한 달여 만이다. 올해 이후 코스피 하락 폭은 4.90%에 달한다. 이날 코스닥지수는 1.64% 빠진 868.08에 마감했다.

올 들어 코스피 약세를 주도한 투자 주체는 기관이다. 기관은 올 들어 이날까지 기관은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서 총 6조 6198억 원 규모를 순매도했다. 개인과 외국인투자가가 이 기간 각각 4조 5179억 원, 2조 3785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기관 물량을 받아냈지만 역부족이었다. 세부적으로는 올해 증권·자산운용사 등의 고유재산 운용 계좌인 금융투자(2조 4533억 원)에서 가장 많은 매도 물량이 쏟아졌다. 은행(2조 7032억 원)과 연기금(5580억 원) 등의 매도량도 많았다. 기관은 이날도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 2111억 원, 1581억 원씩 매도 우위를 보이며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기관의 매도 공세는 주로 국내 대형주에 집중됐다. 기관은 올 들어 삼성전자(005930)(3조 1326억 원)와 SK하이닉스(000660)(2030억 원) 등 두 대형 반도체 종목만 3조 3000억 원 넘게 팔아치웠다. 삼성SDS(2144억 원)와 두산로보틱스(454910)(2046억 원), 삼성물산(028260)(1820억 원), 삼성생명(032830)(1718억 원), 기아(000270)(1308억 원), 현대차(005380)(1279억 원), 삼성SDI(006400)(1275억 원), 포스코홀딩스(POSCO홀딩스(005490)·1200억 원) 등도 1000억 원 이상 내다팔았다.

기관이 연초부터 국내 주식을 적극적으로 토해내는 것은 글로벌 금리 흐름과 미국·중국 경기가 또다시 안갯속에 빠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관이 일반적으로 배당 이익을 얻기 위해 연말에 현물 주식을 사들이고 연초에 파는 경향이 있지만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올해 매도 폭이 유독 커졌다는 게 투자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기관이 지난해 11~12월 코스피를 7조 8484억 원어치 순매수한 상태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달 11일 “적어도 6개월 이상은 기준금리 인하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기관의 매도세가 다음 달 초까지 이어져 대형주 주가를 압박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본격적인 실적 시즌인 만큼 기관보다는 개인 매수세가 몰리는 개별 종목이 부각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금융투자는 4분기 9조 원이 넘는 규모를 순매수했는데 이는 최근 수년간 가장 큰 규모”라며 “아직 기관의 차익 실현 매물이 소화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 투자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 배당 차익 거래가 해소되는 과정에서 올 초 대형주보다 중소형주와 코스닥 종목이 시장 수익률을 웃돌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성채윤 기자 ch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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