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영입 판사, 재직 중 입당 논의···정치적 중립성 위반 논란

조미덥 기자 2024. 1. 12.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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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이 12일 영입 인재로 발표한 전상범 전 의정부지법 부장판사와 이레나 이화여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강철호 한국로봇산업협회 회장(왼쪽부터). 국민의힘 제공

국민의힘은 12일 과학기술계에서 이레나 이화여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56)와 강철호 한국로봇산업협회 회장(55)을, 법조계에서 전상범 전 의정부지방법원 부장판사(45)를 영입했다고 밝혔다. 전 전 부장판사(사법연수원 34기)의 경우 현직 판사 신분으로 국민의힘 입당을 논의하고 사직 후 바로 영입 인사로 발표돼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성을 저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 인재영입위원인 조정훈 의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다음 총선에서 지역구에 도전할 3명의 인재를 영입한다고 발표했다.

강원 춘천 출신의 이레나 교수는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대학원 원자핵공학과에서 석·박사를 취득한 뒤 의료기기를 개발해 91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조 의원은 “이 교수는 혁신 기기를 통해 인류의 아픔을 치료하겠다는 포부를 갖고 휴대용 의료기기 제조회사인 레미디를 창업해 최근까지 대표이사로 활동했다”며 “대한민국 이공계 여성인재 양성과 바이오헬스케어 정책 수립에 함께하기 위해 모셨다”고 밝혔다.

경남 마산 출신의 강철호 회장은 10여년간 외교관 생활을 하다 현대중공업으로 옮겨 일했다. 최근까지 HD현대로보틱스 대표이사 부사장을 맡아 로봇 산업을 육성한 이력으로 영입됐다.

전 전 부장판사는 독립유공자 전종관 선생의 손자다. 인재영입위는 판사 재직 시절 약자에 관대하고 흉악범에는 단호한 판결을 내려 변호사회가 선정한 우수 법관으로 뽑혔다고 강조했다. 전북 익산 출신인 전 전 부장판사는 서울 강북갑 출마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 전 부장판사는 지난달 15일 사직서를 냈고, 지난 10일 사표가 수리됐다. 조 의원은 “전 전 부장판사는 판사 생활을 정리하고 로펌을 비롯한 여러 기관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던 과정에서 우리를 만나고 지난해 12월15일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사직서를 내기 전 특정 정당을 접촉해 입당 논의를 한 것이다. 사표가 처리된 후 이틀 만에 국민의힘 입당 행사가 열렸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서는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법관으로서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나왔다.

조 의원은 “지난해 12월에 발표하고 싶었으나 사법부의 정치적 중립성을 생각하는 전 전 판사의 입장을 존중해 사직서 처리가 완료된 뒤 발표했다”고 말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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