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워크아웃과 지주사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구조 개선작업)이 진통 끝에 12일부터 개시됐다.
워크아웃은 2001년 제정된 기업구조조정 촉진법(기촉법)에 근거를 둔다.
문제는 현행 지주사 중심 기업 지배구조가 워크아웃 유인을 떨어뜨린다는 점이다.
정부는 외환위기 때 우리 대기업들이 순환출자 구조로 인해 모래성처럼 허물어진 경험을 바탕으로 '선진' 지배구조인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을 적극 권장해왔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구조 개선작업)이 진통 끝에 12일부터 개시됐다. 워크아웃은 2001년 제정된 기업구조조정 촉진법(기촉법)에 근거를 둔다. 외환위기 당시 정부는 '국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위기에 빠진 대기업과 금융사에 '공적 자금' 투입을 통해 국유화하며 기업을 살려냈다.
정부는 '국민 혈세'를 투입해야 한다는 부담과 기업 국유화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촉법을 통한 워크아웃 제도를 고안했다. 기업 총수가 개인 재산을 내면, 금융사가 기업 자금 지원에 나서 이른 시일 내에 기업을 정상화해주는 방식이다.
문제는 현행 지주사 중심 기업 지배구조가 워크아웃 유인을 떨어뜨린다는 점이다. 외환위기 직후 국내 주요 기업 지배구조는 순환출자 구조였다. 계열사 중 어느 한 곳만 무너져도 그룹 모두가 연쇄적으로 무너진다. 사주 입장에선 무조건 워크아웃에 협조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정부는 외환위기 때 우리 대기업들이 순환출자 구조로 인해 모래성처럼 허물어진 경험을 바탕으로 '선진' 지배구조인 지주사 체제로의 전환을 적극 권장해왔다. 그 결과 지주사가 계열사 A, B, C의 대주주가 되고 계열사 간 상호 출자는 금지했다. 이 경우 A, B, C 셋 중 하나가 망해도, 이들 간의 지분구조가 절연돼 있어 상호 영향은 최소화된다. 사주 역시 손해는 지주사가 보유한 해당 기업 주식 가치, 딱 그만큼이다.
이 때문에 지주사 사주는 사재 출연에 따른 손해와 포기해야 할 계열사 주식 가치를 가늠해보고 판단을 내린다. 가치가 떨어지는 계열사라면 법정관리를 통한 '꼬리 자르기'가 자본주의에 근거한 판단이다.
하지만 지주사 체제에서 총수의 경영 '권리'가 책임 대비 과다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워크아웃을 간절히 원했지만, 지분만큼 '권리'를 갖지 못했던 태영건설 소액주주 지분 50.2%는 의사결정 과정에서 배제됐다. 사주의 '선의'에만 기대면 또 다른 진통이 재발할 것이다. 지주사 체제에서의 워크아웃 실효성에 대한 보완책이 마련돼야 한다.
[한우람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최태원·노소영 ‘이혼소송’ 판사, 갑자기 사망 - 매일경제
- “신용카드 악마의 유혹 싫다했는데, 또”…이 서비스 잔액 8조원 육박 - 매일경제
- ‘ㅍㅌㄴ’ ‘ㅋㅌㅁ’ 이렇게 쳐도 잡으러 간다…온라인 추격전 나서는 AI - 매일경제
- 이재명 피습때 입었던 셔츠 쓰레기봉투서 발견…결정적 증거 - 매일경제
- 교통량 폭증한 인천 영종대교…‘반값 통행료’ 덕 아니었네 - 매일경제
- “서울에선 짐 싸야죠”…전셋값 평당 2300만원 넘었다, 차라리 경인서 내집 마련 - 매일경제
- 렌터카 공룡 “테슬라 못써먹겠네”…2만대 팔아버리며 ‘손절 선언’ - 매일경제
- 새해 ‘갓생’ 살겠다는 사람들…‘갓생템’ 판매도 껑충 뛰었다 - 매일경제
- 지금보다 더 조직적?…2000년전 아마존에 ‘이런 도시’ 있었다니 - 매일경제
- 김하성·고우석·다르빗슈 vs 오타니·야마모토, 꿈의 대결 다가온다…서울 MLB 개막전, 3월 20~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