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져도 다시…나 자신과 싸움서 이겨야"

임정우 기자(happy23@mk.co.kr) 2024. 1. 12. 17:2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
女피겨 기대주 신지아 인터뷰
도전하고 부딪히는 것 즐겨
주6회씩 지옥 훈련하며 준비
실수 없는 경기로 박수받고파
피겨 스케이팅 국가대표 신지아가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는 각오를 전하며 대회 마스코트인 뭉초와 함께 환하게 웃고 있다. 한주형 기자

한국 피겨계에는 '제2의 김연아'라고 불리는 수많은 선수들이 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고 한국 피겨 역사를 새롭게 쓴 '피겨 여왕' 김연아처럼 세계 최고가 되라는 의미를 담아 붙인 것이다. 그중에서도 김연아와 가장 비슷하게 커리어를 쌓고 있는 특급 기대주가 있다. 2008년생이지만 선배들과의 경쟁에서도 남다른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는 신지아다.

지난 7일 막을 내린 전국 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 정상에 오르며 2024년을 기분 좋게 시작한 신지아는 올해 가장 중요한 대회로 꼽고 있는 2024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다. 오는 19일 개막해 다음달 1일까지 강원도 일대에서 열리는 이 대회 쇼트 프로그램과 프리 스케이팅은 각각 28일과 30일 진행된다.

신지아는 "한국에서 치르는 첫 국제 대회이자 동계청소년올림픽이어서 그런지 꼭 출전하고 싶었다. 어떤 대회보다도 잘하고 싶은 욕심도 있다"며 "걱정보다는 기대감이 큰 것 같다. 내 자신을 믿고 경기장에서 자신 있게 날아오르겠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번 대회가 열리는 강릉아이스아레나가 주는 특별함도 있다. 신지아가 관중석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보며 피겨 선수의 꿈을 키웠던 특별한 장소이기 때문이다. 신지아는 "6년 전 선수들이 관중에게 박수와 환호를 받는 것을 보고 나도 언젠가는 저 자리에 서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꿈이 현실이 됐다"며 "한국 팬들 앞에서 경기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특별하다고 생각한다. 기립 박수를 받을 수 있도록 경기장에서 100%를 쏟아보겠다"고 강조했다.

7세 때 취미로 시작한 피겨에 푹 빠져 자연스럽게 선수의 길을 걷게 된 신지아는 매년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 세계에 자신의 이름을 본격적으로 알리기 시작한 건 2022년이다. 2021~2022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동메달에 이어 주니어 세계선수권대회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22~2023시즌에는 주니어 그랑프리에서 금메달과 은메달을 따낸 뒤 파이널에서 값진 2위를 차지했다. 국내에서는 이미 국내 최고 권위의 전국 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하는 등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신지아는 "노력의 결과가 성적으로 나타나 기쁘지만 아직 내 경기력에 만족하지 못한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그렇다고 해서 조급한 건 아니다. 지금까지 내가 해온 것처럼 한 단계씩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을 재능형이 아닌 노력형 선수라고 자신 있게 답한 신지아가 소화하는 훈련 일정표를 보면 입이 쩍 벌어진다. 일주일에 6일을 빙상장에서 점프하고 회전하면서 5시간 가까이 연습한다. 여기에 달리기와 웨이트 트레이닝 등 피겨를 잘하기 위해서 해야 하는 지상훈련도 하루도 빠짐없이 하고 있다.

그는 "피겨를 잘할 수만 있다면 지금보다 더 강도 높은 훈련도 할 수 있다. 그만큼 피겨를 사랑하는 것 같다"며 "주변에서 친구들과 놀고 싶지 않으냐고 물어보는데 머릿속에는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밖에 없다. 피겨는 내 인생 최고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차갑고 단단한 얼음 위에서 넘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을까. 신지아는 "넘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전혀 없다. 성격 자체가 도전하고 부딪히는 것을 즐기는 편"이라며 "점프가 잘 안 될 때는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서 도전하면 돼'라고 생각한다. 빙상장에 들어서면 완전히 집중하는 편인데 무엇인가에 홀린 것처럼 점프를 하고 연기를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미래에 대한 계획을 미리 세우는 파워J라고 밝힌 신지아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 등 시니어 무대에 대한 준비도 철저히 하고 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의 나이 제한 규정으로 주니어 무대를 누비고 있는 신지아는 2025~2026시즌부터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다.

신지아는 "시니어 무대에 데뷔하기까지 시간이 많은 만큼 기본기를 확실하게 다듬고 현재 하고 있는 점프 완성도를 높이는 데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며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등에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서는 파워와 회전을 보완해야 한다. 언젠가는 꼭 올림픽에서 인생 최고의 경기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라이벌로는 자신을 꼽았다. 신지아는 "다른 선수를 의식하는 것보다 내 자신에게 지지 않는 게 중요하다. 나를 넘어서면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 같다"며 "강원 동계청소년올림픽에서 단 한 번의 실수가 없는 클린 경기를 하기 위해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 이번에도 내 자신과의 싸움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임정우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