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 오진 날’ 2월 파라마운트+ 통해 글로벌 공개

신영은 스타투데이 기자(shinye@mk.co.kr) 2024. 1. 12.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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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 오진 날’. 사진ㅣ티빙
웰메이드 스릴러의 정수를 보여준 ‘운수 오진 날’이 국내를 넘어 글로벌 출격 준비를 마쳤다. 지난 10월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초청을 시작으로 스크린과 브라운관, OTT를 넘나든 ‘운수 오진 날’은 스릴러 특유의 서스펜스를 살린 연출과 묵직한 메시지로 정공법을 택한 극본, 캐릭터와 혼연일체된 배우들의 연기가 어우러져 장르물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찬사를 받은 작품으로, 글로벌에서도 또 한번 ‘K-장르물’ 신드롬을 일으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 오는 2월 1일(미국 현지시간 기준) 파라마운트+를 통해 글로벌 27개국에서 10화를 전편 공개하는 만큼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 일상의 공간인 택시가 공포의 공간으로... 미세한 떨림 살린 로드무비 스릴러

평범한 택시기사 오택(이성민 분)은 어느 날 고액을 제시하며 장거리 운행을 요구하는 손님 금혁수(유연석 분)을 태운다. 딸의 등록금이 시급했던 그는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받아들이고, 자신이 태운 손님이 연쇄살인마임을 깨닫게 되면서 일상의 공간이었던 택시는 공포의 공간으로 변모한다. 찰나의 선택은 ‘운수 오진’ 동행으로 이어지고, 벼랑 끝에서 서서히 압박하는 선택의 순간들은 그를 무겁게 짓누른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운수 오진 날’은 아포리아 작가가 2020년 네이버웹툰에서 연재한 동명의 웹툰이 원작으로, 택시라는 한정된 공간과 묵포라는 최종 목적지에 도착하기까지 제한된 시간 안에 사건이 벌어진다는 독특한 설정을 살려 서스펜스를 극대화했다. 필감성 감독은 “살인자와 함께 택시에 탑승한 것 같은 강렬한 사실감이 주는 체험적 서스펜스가 유니크한 차별점이라고 생각한다”고 연출 주안점을 설명했다. 배우들의 연기 역시 두 사람이 택시 안에서 대화를 나누며 감정이 서서히 변화하는 만큼, 그 사이 액션과 리액션을 디테일하게 담아내는 데 집중했다.

미술이나 음악 등 표현 작업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장면들을 풍성하게 만들면서 서스펜스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었다. 택시라는 한정된 공간을 다양한 각도로 담아내기 위해 도로 주행부터 렉카, CJ ENM 버추얼 스튜디오 촬영에 이르기까지 여러 시도에 나섰다고. 음악 역시 금혁수의 회상 장면에 클래식을 활용하고, 긴장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는 배우들의 생생한 숨소리가 전해지도록 하는 등 변주를 주는 방식으로 몰입감을 더해냈다.

# 택시기사와 연쇄살인마의 ‘운수 오진 날’, 육박전 끝 ‘인과응보’ 의미 빛났다

원작의 매력을 살리면서도 긴장감을 더한 각색은 ‘운수 오진 날’ 호평의 이유 중 하나였다. 특히 황순규(이정은 분)라는 새로운 캐릭터와 Part2의 오리지널 스토리가 결정적인 차별점을 만들어냈다. 두 사람의 숨막히는 동행이 시작될 무렵, 아들을 죽인 자를 쫓는 황순규(이정은 분)의 외롭고도 처절한 추적이 동시에 펼쳐지며 서스펜스를 배가시킨다. 아무도 자신의 증거를 믿어주지 않는 세상에 대한 분노, 그럼에도 반드시 범인을 잡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불태우던 그의 분투는 범인의 진짜 얼굴을 마주하는 순간 꺾이고 말지만, “그놈 꼭 죗값 치르게 해주세요”라는 마지막 대사로 작품을 관통하는 묵직한 화두를 던진다.

Part1이 하루동안 벌어지는 로드무비 스릴러를 그렸다면 Part2에서는 금혁수를 향한 오택의 리턴 매치가 시작되며 원작에 없었던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선한 심성을 지닌 오택이 악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내몰리고, 점차 금혁수와 비슷한 모습으로 변해간다. Part1에서 딸의 위치를 알아내기 위해 떨리는 마음을 억누르며 스무고개를 하던 오택은 Part2에서 금혁수를 납치해 긴장감조차 찾아볼 수 없는 얼굴로 그를 추궁한다. 오택은 엎치락뒤치락 육박전을 거듭하며 결국 금혁수의 턱끝까지 추격해 압박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복수의 칼날을 거두게 된다.

김민성, 송한나 작가는 “악에 의해 잠식당해가던 오택이 가족과 주변인들의 구원을 통해 살인을 포기하고 인간성을 되찾는 것이 살인을 해야만 강해진다던 금혁수에게 진짜 승리하는 결말이라고 생각했다”면서, “대신 그에게 줄 수 있는 네 가지 형벌을 내려 아직 세상엔 인과응보가 존재한다는 오택의 믿음을 끝내 확인시켜주고 싶었다”고 작품의 결말과 메시지를 밝혔다.

# 믿보배 ‘이성민-유연석-이정은’과 명품 조연들의 연기 앙상블

‘운수 오진 날’의 주역 이성민, 유연석, 이정은은 캐릭터와 혼연일체된 듯 압도적 열연을 펼치며 기대를 확신으로 바꾸었다. 먼저 이성민은 택시기사 오택 그 자체로 완벽 변신에 성공했다. 선량하고 순박한 소시민의 얼굴부터 연쇄살인마를 만나 시시각각 서늘하게 변해가던 표정, 두려움을 억누르며 독기를 심어가던 눈의 떨림까지 섬세하게 표현했다.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 금혁수로 파격 변신한 유연석은 천진함과 악랄함을 폭넓게 오가며 악역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완성했다. 이정은은 냉담하게 범인을 쫓는 외로운 엄마 황순규로 열연해 극에 새로운 공기를 불어넣었다. 버석한 얼굴과 공허한 눈빛 속 응어리진 슬픔을 고스란히 전했다.

명품 조연들의 연기 앙상블은 작품을 더욱 풍성하게 채웠다. 차가운 모습과 달리 뜨거운 마음으로 사건을 마지막까지 추적하는 김중민 형사 역의 정만식부터 오택의 전처로 묵묵히 가족을 지키는 장미림 역 우미화, 오택에게 유일하게 믿고 의지할 안식처가 되어준 친구 고주환 역 최덕문 배우 등이 이성민, 유연석, 이정은과 긴밀하게 호흡하며 극을 이끌었다. 이어 고등학생과 현재를 넘나든 금혁수의 첫사랑 윤세나 역 한동희, 미묘한 긴장감을 불어넣은 이병민(유연석 분)의 아내 노현지 역 오혜원, 철없는 학생에서 속깊은 인물로 변모한 오택의 아들 오승현 역 홍사빈, 주환의 딸이자 승현의 여자친구로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고채리 역 기은수, 황순규의 아들로 서서히 웃음을 지우며 열연한 남윤호 역 이강지 등도 극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스튜디오드래곤 장신애CP는 “‘운수 오진 날’의 서스펜스적인 재미와 더불어, 일상 속 크고 작은 ‘선택’에 대해, 그리고 쉽게 간과하기 쉬운 ‘타인의 고통’과 ‘사회적 책임’에 대해 작품이 담고 있는 메세지들이 잘 전해지길 바란다”면서, “제작사와 감독, 작가, 배우, 스텝 모두가 심혈을 기울인 K장르물 ‘운수 오진 날’이 파라마운트+를 통해 글로벌에서도 사랑받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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