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수 故이선균 사건 소신발언 “수사결과前 신상공개=마녀사냥” 윤종신 “‘사이버레커’ 언제까지”

2024. 1. 1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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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이선균 사건 일침
[방송인 박명수 인스타그램 캡처]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연예인과 영화감독 등 문화예술인이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다 숨진 배우 이선균 사건을 언급, 각자가 느낀 바를 전하며 소신발언을 했다.

방송인 박명수는 12일 자신이 진행하는 KBS CoolFM '박명수의 라디오쇼'에서 여러 이슈를 다루는 코너를 진행하던 중 이선균 사건과 관련해 발언을 이어갔다.

이날 코너 출연자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공격한 피의자의 신분이 비공개로 됐다"며 "반면 이선균 씨 협박범은 유튜버가 본인의 신상을 공개했다고 명예훼손으로 고소해 논란이 일었다. (신상을)누구는 공개하고 누구는 공개하지 않는 기준에 대해 사람들이 이야기하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박명수는 이에 "(범죄)예방 차원에서 공개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법이라는 게 있다"며 "함부로 신상 공개를 하면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명예훼손이라는 게 있다. (범죄)예방은 되겠지만 법이라는 게 있다"며 "저도 개인적으로는 범죄자들 신상이 공개됐으면 좋겠지만, 관련 법들이 있으니 시대에 맞게 맞춰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 청취자가 "가해자보다 피해자 신상이 알려지는 경우가 더 많아 안타깝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자 그는 "법적 처벌이나 결과가 안 나왔는데 신상이 공개되는 건 부작용이 크다"며 "연예인은 물론 일반인도 법적으로 옳고 그름이 밝혀지지 않았는데 공개가 되면 마녀사냥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마약 투약 혐의를 받는 배우 이선균씨가 28일 오후 인천논현경찰서에 있는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에 출석 조사를 마친 뒤 귀가하고 있다. [연합]

앞서 박명수는 지난달 15일 예능 프로그램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바 있는 가수 지드래곤도 언급했었다.

당시 코너 출연자가 "최근 마약 투약 의혹으로 조사 받은 지드래곤 씨가 '혐의없음' 처분을 받았다"며 "마약 관련 조사는 제보가 들어오면 경찰이 조사하는 구조"라고 했다.

박명수는 "당당하게 조사받는 지드래곤 모습을 저도 봤다"며 "구체적 증거 자료 없이 제보나 조사가 이뤄지는 게 문제"라고 했다. 또 "지드래곤도 물질적으로 엄청나게 큰 피해를 볼텐데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 그것조차 애매한 게 중간에서 누가 알았는지 언론에 누가 흘렸는지 모르지 않느냐"고 했다.

봉준호 "경찰 보안 문제 없었는지 철저한 진상규명"
가수 윤종신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고(故)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 성명 발표에서 진상규명 등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

한편 이날에는 봉준호 감독과 가수 윤종신 등 문화예술인도 이선균 사건에 대해 경찰과 언론에 의한 '인격 살인'으로 규정하고 철저한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문화예술인연대회의는 오전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故) 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의 요구' 성명을 발표했다.

영화 '기생충' 등으로 이선균과 호흡한 봉 감독과 배우 김의성, 가수 윤종신, 이원태 감독이 돌아가며 성명을 읽었다. 장항준 감독, 배우 최덕문 등도 함께 했다.

봉 감독은 "고인의 수사에 관한 정보가 최초 유출된 때부터 극단적 선택이 있기까지 2개월여 동안 경찰 보안에 한치의 문제가 없었는지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고인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정에서 마약 음성 판정을 받은 뒤 나온 KBS 보도에는 다수의 수사 내용이 포함됐다"며 "어떤 경위와 목적으로 제공됐는지 면밀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

윤종신은 이선균의 사생활이 담긴 녹음 파일을 공개한 KBS 보도를 거론하며 "혐의 사실과는 동떨어진 사적 대화를 보도한 KBS는 공영방송의 명예를 걸고 오로지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한 보도였다고 확신할 수 있느냐"고 했다.

또 "대중문화예술인이 대중 인기에 기반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이용해 악의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소스를 흘리거나, 충분한 취재나 확인 절차 없이 이슈화에만 급급한 일부 유튜버를 포함한 황색 언론들, 이른바 '사이버 레커'의 형태에 대해 우리는 언제까지 침묵해야 하느냐"고 따졌다.

가수 윤종신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고(故)이선균 배우의 죽음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들의 요구' 성명 발표에서 진상규명 등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

연대회의는 정부와 국회에도 형사 사건 공개 금지와 인권 보호를 위해 관련 법령을 제·개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연대회의는 이를 '이선균 방지법'으로 명명하고 향후 구체적 법안 내용을 논의키로 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연대회의 소속 영화·대중문화계 단체 대표 12명도 참석했다.

이선균은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지난해 10월부터 경찰 수사를 받다가 12월27일 성북구의 한 주차장에 세워진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수사 과정에서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혀왔고, 사망 전날에는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의뢰했다.

이선균 사망 이후 일각에선 그의 마약 혐의와 관련성이 적은 사생활 폭로 식 언론 보도와 경찰의 경개 소환 등에 대한 지적이 일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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