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건설업체 폐업 늘며 유동성 위기 확산… 지방은 청약자 ‘0명’ 단지도

오은선 기자 2024. 1. 12.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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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중소건설사들의 부진한 성적표가 이어지면서 폐업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위기에 수요자들도 외면하면서 중소건설사의 자금조달환경은 올해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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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체 폐업 건수 18년만에 가장 많아
수도권에서도 470세대 모집에 ‘8명 접수’ 단지 나와
지방 미분양 아파트 세제 지원책에도 “올해 어려울 것”

지방 중소건설사들의 부진한 성적표가 이어지면서 폐업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부동산 시장 침체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위기에 수요자들도 외면하면서 중소건설사의 자금조달환경은 올해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도심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연합뉴스

12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간한 ‘1월 월간 건설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종합건설기업 폐업 공고 건수는 총 581건으로 전년 대비 219건 증가했다. 연간 종합건설기업 폐업 건수로는 2005년(629건)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지난해 부도난 업체도 전년보다 1곳 늘어 6곳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74개 업체가 폐업해 월별 기준으로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다. 폐업건수는 상반기 248건, 하반기 333건으로 건설업체 상황은 점점 악화됐다.

박철한 건산연 연구위원은 “지난해 11월에는 민간부분의 건설수주가 전년 동월 대비 35.4% 감소하는 등 주택과 비주택 건축 수주 모두 전년 대비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분양현장에서도 지방의 중소건설사들이 외면받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예비 청약자들의 ‘옥석 가리기’가 심화되면서 부양시장에서도 양극화 경향이 짙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8일 경상북도 울진군 후포면 ‘후포 라온하이츠’ 일반공급 1순위 접수 결과 60가구 모집에서 신청자가 0명을 기록했다. 이 단지는 만송종합건설이라는 중소 건설사가 시공을 맡아 후분양을 진행했다. 신광건설이 시공한 충청북도 제천시 신백동 ‘제천 신백 선광로즈웰’도 209가구를 대상으로 일반공급을 접수했지만 신청자가 2명에 그쳤다.

지방 뿐 아니라 경기도권에서도 분양성적이 저조한 단지들이 나오고 있다. 남광토건이 경기 안성에 시공하는 ‘하우스스토리 퍼스트시티’는 468세대 모집에 8명이 접수하는데 그쳤다.

금융기관들이 부실채권 관리 나서면서 중소건설사들의 자금 조달환경 더 어려워질 수 있어 올해는 우려가 더 크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2022년도 건설 외부감사 기업(건설외감기업) 경영실적 및 한계기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외부감사를 받는 929개 건설 업체 중 잠재적 부실기업은 전체 41.6%에 달했다.

금융당국도 회사채 시장의 유동성 문제를 집중 모리터링 중이다. 부동산PF 부실화 우려와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로 중소건설사들의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 자금난이 커질까 우려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정부가 지방의 미분양 주택 세제 지원책 등을 내놓기는 했지만 지방의 주택수요 자체가 줄어들고 있고 투자수요가 유입되는 데에도 한계가 있어서 지방 중소건설사들은 올해도 쉽지 않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며 “지방 안에서도 명망이 있는 건설사들은 그나마 좀 버틸 수 있지만 정말 작은 곳이나 전문건설업체 등은 청약 성적에 따라 버티기 힘들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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