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늘어난 인구감소지역, 원인은 신축 아파트 ‘빨대효과’?
부산 동구, 매축지마을 재개발돼 주상복합 입주
충남 예산, 내포신도시만 인구 증가…홍성도 마찬가지

정부가 ‘인구감소지역’으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는 89개 지자체 가운데 9곳이 지난해 인구가 늘었다. 지난해 한국 인구가 11만명 감소하는 가운데 얻은 성과다. 그런데 정부나 지자체가 인구 감소를 막겠다며 세운 정책 효과는 그리 크지 않았다. 대신 노후 주거지를 재개발해 신축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주변 지역 인구를 빨아들인 ‘빨대효과’가 나타나며 인구가 증가세로 돌아섰다.
12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89개 인구감소지역 중 대구 서구(4261명 증가, 증가율 2.7%), 부산 동구(1330명, 1.54%), 충남 예산군(969명, 1.3%), 전남 신안군(179명, 0.5%), 경기 가평군(152명, 0.2%), 경북 울릉군(81명, 0.9%), 전북 순창군(37명, 0.1%), 강원 고성군(31명, 0.1%), 충남 금산군(1명, 0.002%) 등 9곳은 2022년보다 인구가 증가했다.
인구가 1% 이상 늘어난 대구 서구, 부산 동구, 충남 예산군 등 3곳의 공통점은 ‘신축 아파트 입주 시작’과 주변 지역 인구 감소다.
대구 인구는 지난해 말 237만4960명으로 1년새 1만1269명 늘었다. 다만 지난해 7월 편입된 군위군을 제외하면 1만1719명 줄었다. 대구 서구 인구는 같은 기간 15만9827명에서 16만4088명으로 4261명 늘었다. 그러나 서구와 경계를 접하고 있는 북구 인구는 1만1288명 줄었다. 달서구는 9208명, 남구는 2332명, 달성군은 1078명 줄었다.
서구 인구가 늘어난 원인은 지난해 입주가 시작된 평리뉴타운이다. 평리뉴타운은 낙후돼 있던 68만9064m² 규모의 부지에 조성되고 있다. 주거단지 7개 구역으로 나눠져 있으며, 지난해 3~10월 3개 단지 3868세대가 입주했다. 서구 내에서도 평리 3동·5동·6동, 원대동만 인구가 늘었고, 이 중 평리뉴타운 지역인 평리 5동·6동은 6530명 증가했다.
부산 동구 인구는 2022년 말 8만6462명에서 지난해 말 8만7792명으로 1330명 늘었지만, 주변 지자체 인구는 중구 1070명, 서구 1103명, 남구 2148명 줄었다. 부산 도심인 부산진구는 3591명 늘었다. 부산 동구 내에서도 인구 증감 차이가 큰데, 12개 동 가운데 11곳은 모두 인구가 줄고 범일5동만 4272명 늘었다.
범일5동은 일제강점기에 형성된 노후 주거지 매축지마을이 있었는데, 일부가 재개발돼 2017년에 주상복합 아파트가 들어섰다. 남은 부지도 재개발돼 지난해 6월 2040세대 규모의 두산위브더제니스하버시티 입주가 시작됐다. 부산시가 추진하는 북항 재개발 사업 배후 주거지로 조성됐다.

충남 예산군 인구는 지난해 말 7만8354명으로 1년 전(7만7385명)보다 969명 늘었다. 예산군과 홍성군 사이에 지어진 내포신도시에 신축 아파트가 들어선 효과다. 예산군 12개 읍·면 가운데 11곳은 인구가 줄었고, 내포신도시가 있는 삽교면만 2457명 증가했다. 홍성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11개 읍·면 중 인구가 증가한 곳은 내포신도시가 있는 홍북읍(1538명 증가)이 유일하다.
정부는 신축 아파트가 공급되며 인근 지역 인구를 뺏어오는 방식이 아니더라도 지역 인구 감소를 막을 수 있도록 지자체를 지원하고 있다. 2022년부터 10년간 매년 1조원씩 지방소멸대응기금이 투입돼 지역에서 벌이는 인구감소 대응 사업을 지원한다. 최근에는 지자체가 대책을 세우면 정부 계획으로 확정하는 ‘바텀업’ 방식도 채택됐다.
지난달에는 기업 지방이전을 촉진하고 지역 특화 일자리를 창출해 청년 인구가 유입되도록 하고, 낙후된 지역 인프라를 확충하는 기본계획도 확정했다. 인구감소지역을 7곳을 대상으로 시범 산정한 생활인구는 올해부터 89곳 전체를 대상으로 산정해 지자체가 대책을 세울 수 있도록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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