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제주에서 마지막 일 년…반등을 다짐하는 진성욱
제주 유나이티드 골잡이 진성욱(31)은 누구보다 새해 반등이 절실한 선수다.
지난해 부상과 부진 속에 잠시 임대 신분으로 이별을 고했던 그는 올해 다시 제주의 주황빛 유니폼을 되찾았다.
지난 10일 제주의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진성욱은 “올해는 날 믿었던 팬들을 위해서라도 달라져야 한다. 내가 왜 제주에 꼭 필요한 선수인지 올해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진성욱은 탄탄한 체구(183㎝·78㎏)를 바탕으로 쉼없이 그라운드를 누비며 상대 수비를 괴롭히는 하드 워커다.
현대 축구에 걸맞는 수비 능력과 함게 날카로운 골 결정력을 겸비해 2017년 태극마크를 달기도 했다. 특히 2017년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북한전에서 A매치 데뷔전도 치렀다.
안타까운 것은 그가 이 시기 톱클래스의 문턱에서 정체됐다는 사실이다. 외국인 선수들과 경쟁하느라 충분한 출전 시간을 보장받지 못했다지만 커리어 하이가 데뷔 초기에 가까운 2014년 6골에 그치고 있다. 2017년 제주에 입단한 뒤에는 그해 5골을 넣은 이래 기대에 완벽히 부응하지 못했다.
진성욱은 “더 좋은 선수가 되려면 꾸준히 기량을 유지해야 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난 그러지 못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기에 다시 옛 모습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라고 말했다.
진성욱은 지난해 경험이 절실함을 더하는 계기가 됐다. K리그1 득점왕인 주민규가 울산 HD로 이적해 주전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였는데, 때 아닌 부상으로 기회를 날렸다. 전반기 출전 기록은 단 1경기. 출전 기회를 찾아 K리그2(2부) 성남FC로 임대를 떠나야 했다.
진성욱은 “원래 부상이 없는 선수였는데 뭔가 보여주려는 타이밍에 무릎을 다쳤다. 날 항상 믿어줬던 제주에 보답도 못한 선수가 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진성욱은 올해 김학범 감독의 부임으로 모든 선수들이 원점에서 경쟁을 시작한다는 사실이 그나마 다행이다. 지난해 10골을 책임진 유리 조나탄을 제외하면 주전을 보장받을 수 있는 공격수도 없다.
진성욱도 올해 첫 훈련부터 김 감독의 눈도장을 받기 위해 몸을 아끼지 않고 뛰고 있다. 진성욱은 “감독님은 사람 냄새가 나는 지도자”라며 “다른 팀보다 더 많이 뛰는 축구를 주문하시지만 선수의 마음을 잘 알시기에 믿고 따르 수 있다. 올해는 감독님의 믿음에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진성욱의 올해 다짐은 현실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제주에 입단한지 처음 재계약 협상도 없이 새 시즌에 들어간다. 프로에 데뷔한지 어느덧 13년차인 그는 올해 활약상에 따라 내년 선수생활의 행로가 결정될 수 있다.
진성욱은 “올해는 정말 인정받을 만한 활약을 보여주고 싶다”면서 “한 번이라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잡겠다는 각오로 뛰겠다. 시즌이 끝날 때에는 진성욱이 꼭 필요하다는 의미로 다시 계약을 맺고 싶다”고 말했다.
서귀포 |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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