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 워크아웃 개시..증권사 실적 악화 '빨간 불'

김소연 기자 2024. 1. 12.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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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이 통과되면서 증권사들의 충당금 적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로 인해 증권사 지난해 4분기 실적 전망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태영건설 사태가 건설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기존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우려하는 분위기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증권업종지수는 전일대비 6.73포인트(1.07%) 떨어진 619.84를 기록했다. 올 들어 하락률도 5.89%에 달해 코스피 지수 하락률(4.90%)을 넘어선다. 특히 증권주 중 태영건설 익스포저(위험노출)가 큰 것으로 알려진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의 경우 이날은 강보합세를 기록했지만 올 들어서 8.32% 하락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이 개시되면서 충당금으로 인한 실적 악화 우려 속 증권주 투심이 하락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빨간불 켜진 태영건설 /사진=임한별(머니S)


산업은행은 전날 채권단협의회에서 태영그룹 워크아웃 개시가 결정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채권자협의회는 오는 4월11일까지 모든 금융채권에 대해 상환을 유예하고 태영건설에 대한 자산부채실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최악의 상황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태영건설로 인한 금융기관들의 충당금 적립은 불가피하다. 다만 증권업계의 경우 은행권 대비 상대적으로 익스포저가 크진 않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증권업계의 태영건설 관련 익스포저는 총 1조1422억원으로, 이중 직접 익스포져는 2183억원 규모다. 전체 금융권의 PF 대출 보증채무 규모는 4조6332억원이다.

김예일 한신평 수석 애널리스트는 "익스포져 보유 증권사가 대체로 대형사로, 이들의 2023년 9월 말 평균 자기자본 규모가 약 3조5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자기자본 대비 부담은 2~5% 내외로 미미한 편"이라고 언급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 관련 가장 큰 익스포저를 보유하고 있는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한국투자증권은 태영건설이 자금보충을 확약한 복수의 부동산 PF 현장에 보유자산을 담보로 1200억원의 신용공여를 제공하고 있다. 태영건설과 공동으로 조성한 2800억원 규모 유동성 펀드에서 기존 셀다운(매각) 물량과 태영건설 투자액 등을 제외하고 남은 금액이다. 그러나 이 역시 태영건설 소재 골프장인 '루나엑스'를 담보를 잡아 대부분 보완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KB증권은 당초 익스포저가 1500억원 규모로 알려졌지만 셀다운 등을 제외하면 현재 익스포저는 약 860억원으로 확인됐다. KB증권은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과 동시에 내부 태스크포스(TF)도 꾸려 추후 대응방안을 고민 중이다.

미래에셋증권의 익스포저는 약 1700억원으로, 이중 직접 대출은 500억원 미만이다. 이외 하나증권은 태영건설에 차입(직접대출 300억원, 신용공여 300억원-에이블티와이제삼차) 해준 내역이 있지만 태영건설 본사 사옥을 담보로 잡고 있다.

자기자본 대비 부담은 크지 않지만 4분기 실적 악화는 불가피하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는 채무보증, 대출채권, 부동산 PF 대출 등 자산별로 건전성(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5단계)을 따져 고정 이하로 분류되면 20~30% 이상 충당금으로 쌓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가 건설업계 전반으로 전이될 가능성도 있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부동산PF의 경우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 이후 감독당국의 옥석가리기 발언 등 부실화된 PF 구조조정 필요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이는 사업성 평가 뿐만 아니라 감독당국의 의지가 중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고 2024년 상반기 중 정책기조의 변화가 전망된다"고 언급했다.

다만 PF리스크가 걷히면 증권주 투심은 개선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특히 한국투자증권(한국금융지주)은 저평가된 만큼 투자 기회라는 의견이 나온다.

이홍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금융지주는 태영건설 관련 익스포저가 가장 크다고 커 주가 하락세가 크지만 분양이 거의 완료되거나 담보가 있는 건들을 제외하고 실질적으로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은 우발채무 규모는 500억원 미만으로 추정된다"고 언급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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