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든 팀과 이별하는 70대 미국 풋볼 명장들
“한 시대가 막을 내렸다.” 미국 풋볼(미식축구)계를 상징하는 명장들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하나둘 물러나자 언론들이 전한 표현이다. 수많은 영광을 일군 70대 사령탑들이 새로운 갈림길에 선 것이다.
24년간 NFL(미 프로풋볼)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를 이끌었던 빌 벨리칙(72)은 지난 11일(현지 시각) 감독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NFL 역대 최고 감독으로 인정받는 사령탑으로 2000년부터 패트리어츠 지휘봉을 잡고 챔피언결정전인 수퍼볼에 9번 올라 6번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강력한 수비망을 구축하는 데 일가견을 가진 뛰어난 전략가인 동시에 강력한 카리스마로 팀을 휘어잡는 지도자로 유명했다.
벨리칙은 톰 브래디(47·은퇴)와 함께 영광의 시대를 누렸다. 벨리칙은 2001시즌 주전 쿼터백인 드루 블레드소(54)가 부상을 당하자 2000년 드래프트 전체 199위로 뽑은 브래디를 과감히 선발로 기용했는데 그해 수퍼볼까지 차지하며 ‘왕조’의 시작을 알렸다. 6차례 수퍼볼 우승을 합작한 둘은 2020시즌을 앞두고 브래디가 탬파베이 버커니어스로 떠나며 각자 길을 갔다.
브래디는 2021년 버커니어스 유니폼을 입고 7번째 수퍼볼 우승을 거머쥔 뒤 명예롭게 은퇴했지만, 벨리칙의 패트리어츠는 내리막길을 탄 끝에 올 시즌 4승13패로 25년 만에 지구 꼴찌로 떨어졌다. 미 언론들은 벨리칙이 완전히 풋볼계를 떠나진 않고 다른 팀 감독을 맡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애틀랜타 팰컨스, LA 차저스 등이 거론된다.
올 시즌 NFL 최고령 사령탑이었던 피트 캐럴(73)도 같은 날 시애틀 시호크스 지휘봉을 놓았다. 2010년부터 14년간 시호크스를 맡아 2014년 수퍼볼 정상을 이끈 캐럴은 구단과 합의하에 계약을 해지했다.
전날엔 대학 풋볼 명장 닉 세이번(72)이 지도자 경력에 마침표를 찍었다. 1973년부터 지도자 생활을 시작, 50년 동안 대학풋볼과 프로(마이애미 돌핀스)에서 지휘봉을 잡았다. 특히 대학 풋볼계에서 명성을 쌓았다. 2007년부터 17년간 앨라배마대를 이끌며 6회 전국 우승을 일군 그는 이전 루이지애나주립대 시절을 포함해 대학 풋볼 최다 우승(7회) 기록을 갖고 있다.
올 시즌 대학 풋볼 챔피언십 플레이오프 4강에서 예상과 달리 미시간대에 패한 뒤 그는 “솔직히 이번 시즌을 치르다 보니 너무 힘들어 은퇴를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세이번은 우승 기록만큼 수많은 제자를 프로로 보낸 것으로 유명하다. 세이번이 지도한 앨라배마대 선수 중 44명이 NFL 드래프트 1라운드에 뽑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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