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상장 앞둔 현대힘스 “조선 곡블럭 1위...친환경 연료탱크 진출”

이인아 기자 2024. 1. 12.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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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주주 허큘리스홀딩스 1년 의무보유 확약·지분 통매각 걸어 투자자 보호
조선업 침체기 때 생산시설 인수...“장기간 호황 누린다”
친환경 선박 독립형 탱크로 신사업 진출
최지용 현대힘스 대표. /현대힘스 제공.

“과거 조선업의 슈퍼사이클에는 2~3년 동안 선박 발주가 몰렸지만, 최근엔 다르다. 호황 수준의 발주가 10년 이상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어려운 시기에 선제적 투자로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올해는 지난해 실적보다 두 자릿수 가까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

최지용 현대힘스 대표는 12일 서울 여의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현대힘스는 오는 17~18일 청약을 거쳐 26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상장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

희망 공모가 범위는 5000~6300원으로, 공모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날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마무리하고, 공모가를 확정한다. 내부 관계자는 다수 기관투자자들이 희망 공모가 범위 상단을 초과하는 가격을 써냈다고 귀뜸했다.

현대힘스는 곡블록 생산 전문 기업이다. 배를 만들 때는 평평한 모양의 블록과 곡선 모양의 수많은 블록이 필요하다. 배의 앞, 뒷부분에는 곡선 모양의 블록을 조립하고, 용접해 만든다. 이를 곡블록이라고 부르는데, 평평한 블록보다 만들기 어려워 상당한 수준의 기술력이 필요하다.

현대힘스는 고객사인 HD현대중공업의 선박 곡블록 외주제작을 주로 맡고 있다. 즉 HD현대중공업이 배를 수주하면, 곧 현대힘스의 수주로 이어지는 구조다.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한 엔진룸의 경우, 현대삼호중공업 물량 중 절반 정도를 현대힘스가 생산한다.

최지용 대표는 “현대힘스는 2008년 설립 후 15년 동안 HD현대 물량만을 처리하며 상호 간 신뢰를 바탕으로 성장했다”고 자부했다.

그간 성장 포인트로는 2012년부터 천북공장, 대불1·2공장 등을 인수한 점을 꼽았다. 조선업황이 어려워지면서 소규모 조선 기자재 업체들이 도산했는데, 이때 선제적으로 투자해 생산 능력을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이후 조선업이 호황을 누리자 늘어난 생산시설을 기반으로 급격한 수주 증가에 대응할 수 있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현대힘스는 신사업으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가 강화하면서 친환경 선박 교체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친환경 고가선 수주에 이어 친환경 선박 독립형 탱크도 생산할 예정이다. 선박 독립형 탱크는 화물창으로 자주 불리는데, LNG, 암모니아, 수소 등을 운반하는 보관창고를 의미한다.

최 대표는 “2050년에는 온실가스 실질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넷제로’를 달성해야 한다”며 “친환경 연료 추진선도 LNG, 메탄올, 암모니아를 거쳐 결국 수소로 갈 것으로 보고 독립형 연료 탱크를 생산해 판매할 계획이다”고 부연했다.

독보적인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최근 3년간 연평균 11.9%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증가세다. 2022년 37억5600만원에서 지난해 3분기 110억9200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2.6%에서 8.3%로 뛰었다.

HD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의 사외 제작 물량에 대한 점유율도 2016년 22.1%에서 2022년 29%, 2023년 32%로 높아지고 있다. 회사 측은 타사 간 견제가 심해 고객사 의존도가 높을수록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시장에서 우려했던 최대주주 구주 매출도 1년 의무보유 확약을 걸어 해소했다. 현재 최대주주는 제이앤프라이빗에쿼티(제이앤PE)가 현대힘스를 인수하는 과정에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인 허큘리스홀딩스다. 2019년에는 허큘리스홀딩스가 지분 75%를 인수한 바 있다.

공모주식 수 870만7000주 중 구주매출은 40%(348만3000주)인데, 전량 최대주주인 허큘리스홀딩스 몫이다. 나머지 신주모집은 522만4000주에 불과하다. 상장 후 허큘리스홀딩스 지분율은 53.75%로 낮아진다. 이어 HD한국조선해양(21.25%), 우리사주(3.00%), 공모주주(22.00%) 등으로 구성된다.

한국거래소에서도 투자자 보호를 위해 현대힘스에 최대주주 의무보유 확약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모펀드 특성상 1년 후 현대힘스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때 동종업계에 지분과 경영권을 통매각하는 방안을 사전에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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