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속적이고, 신선할 것"…'선산', 연상호 감독의 야심작

[Dispatch=김다은기자] 연상호 감독의 '연니버스'(연상호+유니버스)가 세계관을 넓혔다. 이번 장르는 스릴러에 오컬트를 결합한 것. 10년 전부터 기획해온 야심작이다.

가장 한국적인 미스터리 스릴러다. 김현주는 "토속적이고 신선한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연 감독은 "사람들의 통념과는 거리가 있는, 충격적인 진실이 등장한다"고 예고했다.

넷플릭스 '선산'(각본 연상호, 감독 민홍남) 측이 12일 엠버서더 서울 풀만호텔에서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김현주, 박희순, 박병은, 류경수, 연상호·민홍남 감독이 자리했다.  

'선산'은 한 가족의 선산(가족의 무덤)에 관한 이야기다. 윤서하(김현주 분)가 선산을 상속받은 뒤 벌어지는 불길한 사건들을 그린다.

연상호 감독이 만든 스토리다. 감독은 10년 전부터 서사를 써 내려갔다. '지옥', '정이', 부산행' 등을 내놓기 전부터 기획과 각본에 임했다.

연 감독은 "한국인의 정서를 다룬 스릴러에 관심이 많았다. 쭉 마음에 품고 있던 이야기"라며 "민 감독과 '부산행'과 '반도'를 할 때도 이 작품을 이야기했다"고 돌이켰다

그는 "선산은 가장 한국적이고 독특한 소재라고 생각했다"며 "일상의 괴담과 가족 스토리를 선산과 엮어 만들면 재밌을 것이라고 여겼다"고 말했다.

민 감독은 연 감독 제안으로 연출을 맡았다. 민 감독은 "가족은 수많은 가치를 지녔다"며 "(선산과 만나) 그 개념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두 감독은 배역에 심혈을 기울였다. 무엇보다, 극의 중심이 되는 윤서하 캐릭터가 중요했다. 서하는 사건의 시작과 마무리를 맡는 역할. 흡인력 있는 배우가 필요했다.

연상호의 선택은, 이번에도 김현주였다. 김현주는 연 감독의 페르소나다. '지옥'에 이어 '정이'까지 함께 했다. 연 감독은 "제게 김현주는 영점이 잘 맞는 총"이라 극찬했다.

연 감독은 김현주의 소화력에 감탄했다. "김현주가 욕망이 강한 얼굴을 표현했다"며 "그간 보지 못했던 찌질한 김현주도 볼 수 있다"고 스포일러했다.

김현주는 대본을 읽자마자 독보적인 분위기에 빠져들었다. 그는 "매회 추리하는 즐거움이 있었다"며 "기묘한 소재와 다양한 가정사가 결합했다. 묘한 분위기가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하는 삶의 막다른 길에 있는 인물이다. 선산의 유일한 상속자"라며 "선로를 이탈한 기차처럼 거침없이 욕망을 위해 질주한다. 나중엔 목적도 잃는다"고 캐릭터를 소개했다.

류경수도 연상호 월드에 또 한번 합류했다. 그는 '정이' 촬영 중 캐스팅 제의를 받았다. 류경수가 맡은 역할은 서하의 이복동생 김영호. 자신도 선산 상속의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는 인물이다.

류경수는 "도전의 가치가 있는 캐릭터였다. 어려운데 해내고 싶은 욕구가 넘쳤다"며 "본능적이고 원초적인 인물이다. 직선이 아닌 지그재그로 표현했다"고 전했다.

민홍남 감독은 류경수의 열연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어디까지가 미스터리고, 어디까지가 감정적이어야 할지 힘들었다. 촬영하며 가장 염려했던 부분"이라며 "류경수가 디테일을 살려줬다"고 호평했다.

연 감독은 '부산행'으로 천만 관객을 동원했다. 이후로도 획기적인 기획과 스토리로 화제를 모았다. 이번에도 대중의 기호를 만족시킬 수 있을까.

연상호는 "작품에 있어, 대중성은 늘 염두에 둔다. 다만 노력과 결과는 비례하지 않더라"며 "작품 자체에 집중했다. 평가는 내 손을 떠난 일이라 생각한다"고 겸손히 답했다.

이어 그는 "좋은 작품은 좋은 질문을 던지기 마련"이라며 "선산이 품은 질문은 '가족이란 무엇인가'다. 이 질문이 단순해 보이지 않게 했다. 귀한 경험이었다"고 덧붙였다.

민홍남 감독은 "우리 드라마가 가진 색깔이 굉장히 분명하다"며 "(대중이) 토속 신앙을 많이 겪은 만큼 친숙할 것이다. 기대 부탁드린다"고 마무리했다.

'선산'은 오는 19일 넷플릭스에서 공개한다.

<사진=이승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