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들 조류 충돌 방지 활동, 조례 제정으로 결실

나주 노안남초등학교 학생들 조례안 구상·발의에 참여

(나주=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유리창에 부딪혀 목숨을 잃는 새들을 보호하기 위한 초등학생들의 활동이 조례 제정으로 이어져 관심을 모은다.

12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나주시의회는 황광민 의원과 노안남초등학교 학생들이 공동 발의한 '나주시 야생조류 충돌 저감 및 예방 조례'를 제정했다.

초등학생들과 야생조류의 인연은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자전거 하이킹과 플로깅 활동 등을 위해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던 학생들이 도롯가 투명 방음벽 밑에 떨어져 폐사한 새들을 발견한 것이 계기였다.

이들은 2년여간 투명 방음벽에 부딪혀 목숨을 잃는 야생 조류에 대해 모니터링했고, 2021년 6월에는 225m 길이의 투명 방음벽에 새 모양의 스티커 등을 부착하기도 했다.

학생들은 지난해 7월 전남도의회 청소년의회 교실을 통해 초안 구상에 들어가 국립생태원 김영준 동물실장, 김윤전 연구원 등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최종 조례안을 만들었다.

조례는 나주시의회 황광민 의원에게 넘겨져 관련 간담회 등을 거쳐 시의회를 통과했다.

조례는 나주시 또는 공공기관이 설치하는 건축물이나 투명방음벽 등 시설물에 조류 충돌 방지 테이프를 부착하거나 유리블록 등을 설치하도록 했다.

투명 유리에 일정한 무늬나 패턴을 새기면, 투명창을 인지하지 못하는 조류가 충돌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야생조류 충돌 저감 및 예방 시책에 대한 공감대 확산을 위해 관내 초중고 학생, 시민을 대상으로 교육·홍보를 하는 내용도 조례에 포함됐다.

노안남초 김수현(5학년) 학생은 "유리에 부딪혀 목숨을 잃는 새들이 전국적으로 연간 800만 마리라고 한다"며 "우리의 작은 움직임이 새들이 안전하게 날아다닐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minu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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