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업은 MS, 애플 제치고 시총 1위 탈환 눈앞···내달 애플 ‘비전 프로’ 출시 촉각
마이크로소프트(MS)가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 대장주인 애플을 제치고 한때 시가총액 정상에 올랐다. 2년 2개월 만의 시총 1위 복귀로, 인공지능(AI)에 대한 역량이 회사의 운명을 가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시장은 해석하고 있다. 장 마감 때 다시 애플에 자리를 내줬지만, MS의 시총 1위 등극이 머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뉴욕증시에서 MS 주가가 상승하면서 시총이 2조8700억달러에 달했다. 반면 애플은 주가가 1%가량 하락해 시총이 MS 밑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애플 주가 하락폭과 MS 주가 상승폭이 감소하면서 종가 기준으로 시총 1위 자리는 애플에 다시 돌아갔다.
현재 애플의 시총은 2조8900억 달러, MS의 시총은 2조8600억 달러다. 뉴욕증시에선 지난 2019년 2월 이후 애플과 MS가 시총 정상 자리를 놓고 경쟁하고 있다.
MS 주가는 지난해 AI 열풍으로 지난해에만 57% 상승했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에 대한 투자를 통해 AI를 사무용 소프트웨어와 검색엔진(빙) 등 자사 제품에 접목해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AI 개발 붐으로 클라우드(가상서버) 컴퓨팅 서비스 수요가 커진 것도 주가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자산운용사 GMO의 자산투자 분야 대표 톰 핸콕은 “MS는 세계의 모든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며 “만약 IT 분야에 투자를 해야 한다면 MS를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최근 ‘2024년 기업 전망’을 통해 “생성 AI 물결이 MS의 소프트웨어 판매 증가와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의 향상으로 이어지면 시가총액 선두로 도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AI와 관련해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애플에 대해선 부정적인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애플의 목표 주가를 내리며, 매도 의견을 내고 있다.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15 시리즈 성적이 시장 기대를 하회하고,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의 인기가 미·중 갈등 등으로 시들해지면서 아이폰 신제품 판매도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앱스토어 관련 미국 당국의 반독점 조사와 애플워치 특허 분쟁 등도 풀어야 할 숙제다.
이런 가운데 애플이 내달 미국에서 선보이는 혼합현실 헤드셋인 ‘비전 프로’가 실적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비전 프로는 애플이 2014년 애플워치 이후 처음 내놓은 새로운 범주의 신제품이다.
개인 컴퓨터 기능을 손안의 아이폰에 담았듯 아이폰의 기능을 비전 프로라는 헤드셋을 통해 구현한다는 목표로 개발됐다. 다만 가격(3499달러)이 비싸 단기적으로 수요가 많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대체적이다.
김은성 기자 k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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