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이 요양병원으로…3만곳 아래로 감소, 부랴부랴 지원

임재희 기자 2024. 1. 12.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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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생 영향으로 지난 한 해 어린이집이 2천개 가까이 줄어 전국 어린이집 수가 17년 만에 3만개 밑으로 내려갔다.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의 '보육사업통계'를 12일 보면, 지난해 12월 전국 어린이집은 2만8954개로 2022년 12월 3만923개보다 1969개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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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요양병원으로 전환을 앞둔 경기도의 한 어린이집에 공사가 한창이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저출생 영향으로 지난 한 해 어린이집이 2천개 가까이 줄어 전국 어린이집 수가 17년 만에 3만개 밑으로 내려갔다.

한국사회보장정보원의 ‘보육사업통계’를 12일 보면, 지난해 12월 전국 어린이집은 2만8954개로 2022년 12월 3만923개보다 1969개 감소했다. 매년 12월 말 기준으로 어린이집 수가 3만개 아래로 줄어든 건 2006년 이후 처음이다. 해마다 증가하던 어린이집은 2013년(4만3770개)부터 감소하기 시작했는데, 2020년부턴 해마다 2천여곳씩 줄고 있다.

특히 민간과 가정 어린이집 수가 크게 줄었다. 개인이 가정집 등에서 영유아 5∼20명 대상으로 운영하는 가정어린이집은 1417개(1만2109개→1만692개), 21명 이상 규모인 민간어린이집은 840개(9726개→8886개)가 한해 전에 견줘 감소했다. 선호도가 높은 국공립어린이집(5801개→6187개)과 직장어린이집(1291개→1308개)도 합쳐서 400여개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저출생 영향으로 어린이집에 다니는 영유아 자체가 줄어든 게 폐원의 주된 사유로 풀이된다. 어린이집 수가 줄면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로선 일·가정 양립이 한층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그만큼 어린이집 접근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복지부의 2022년 어린이집 이용자 만족도 조사에서 이용자들은 어린이집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사항으로 ‘집과의 접근성’(43.9%)을 ‘보육의 질’(31.5%)보다 높게 꼽았다.

복지부는 이달부터 민간·가정어린이집이 정원을 채우지 못해 문을 닫는 일이 없도록 ‘영아(0~2살)반 인센티브’를 지원한다. 이들 어린이집의 영아반 현원이 정원의 50% 이상인 경우에 한해, 부족한 인원당 0살은 월 62만9천원, 1살은 34만2천원, 2살은 23만2천원씩 기관 보육료를 민간·가정어린이집에 얹어주는 것이다. 민간·가정어린이집은 국공립어린이집과 달리 보육교사 인건비가 지원되지 않아 인건비를 아동 1명당 보육료(부모보육료+기관보육료)만으로 충당하는데, 규모가 작은 어린이집의 경우 아동이 1명만 부족해도 교사 최저임금도 지급하기 어려워 쉽게 폐원 위기에 놓인다.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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