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크리처’ 수현 “마블 후배 박서준? 이래서 박서준이구나 느껴” [EN:인터뷰②]

사진=수현, 넷플릭스 제공

사진=수현, 넷플릭스 제공

[뉴스엔 이민지 기자]

※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22일 첫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경성크리처'는 시대의 어둠이 가장 짙었던 1945년 봄, 생존이 전부였던 두 청춘이 탐욕 위에 탄생한 괴물과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배우 수현은 경성 일대를 호령하는 일본 귀족 부인 마에다 유키코 역을 맡았다. 옹성병원을 후원할 정도로 경성의 누구보다 강력한 부와 권력을 쥐고 있다. 미스터리한 인물로 그려진 마에다는 파트2에서 비밀을 드러내며 충격을 안긴다.

-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작품에 출연했는데 ▲ 시대적인 것에 집중해서 보실 수도 있겠지만 나는 크리에이티브한 도전에 대해 좋게 생각했다. 개인적으로는 이 이야기의 시대적 배경과는 별개로 작가님, 감독님이 좋은 팀이라 생각했다. 이런 캐릭터를 만나기 쉽지 않은 것 같다. 감독님이 처음 캐스팅할 때 마블 이야기를 좀 하셨다. 내 외국 활동을 좋게 보셨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그래서 이 역할을 믿고 맡길 수 있겠다는 식으로 이야기 하셨던 것 같다. 선택을 안 할 이유가 없기도 했다.

- 마에다가 후반부 주인공과 대립하고 복잡한 감정을 주고 받는다. 어떤 인물이라 해석했나 ▲ 마에다는 다른 곳에서 많이 보지 못한 빌런인 것 같다. 대놓고 처음부터 나쁜 사람이라는 기운을 풍기지는 않는다. 이전에 제작발표회 때도 이야기 했지만 교토 사투리라는 것 때문에 나오는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말에 있는 것 같다. 기모노도 마찬가지고. 처음에 기모노를 어떤 컬러로 입어야 할지, 매회 입어야 하는건지 의논을 많이 했다. 일본인의 자존심이 강한 여자라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기모노를 항상 입는게 좋다고 결정했고 컬러, 패턴도 감독님이 많이 개입하셨다. 성격적으로는 자기만의 세상이 있는 것 같다. 권력을 가지고 내 마음대로 다 할 수 있었던 인물이고 그렇게만 살았던 인물이다. 모든 사람이 나와 동등하지 않다고 생각했고 친구나 동등한 입장에서 이야기 해주는 사람이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장태상이 본인과 더 닮았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9회에서 보셨겠지만 장태상과 대화나는 후 혼자 남는다. 그 풀 샷이 마음에 들었다. 그 풀샷이 있어서 이 여자도 사람이고 얼마나 이 순간 외로울까가 화면으로 보였다. 외로운 사람인 것 같다.

- 작품에 대한 애정이 느껴진다 ▲ 정말 많이 봤고 내 신들을 많이 돌려보기도 했다(웃음) 일본어를 더 잘 했을 수 있는데 하는 욕심이 많이 들었다. 9회 그 신은 촬영할 때도 많이 울면서 촬영했다. 볼 때도 계속 가슴이 찡하더라. 내 부분만이 아니라. 대사들도 정말 잘 쓰여졌다 생각한다. 많이 생각하게 하는 대사들이었다. 많이 울었던 이유가 선생님 두 분이 내가 바라볼 때 백그라운드에서 계속 울고 계셨다. 장태상 바스트를 찍는데 나는 눈물 범벅이었다. 많이 울었다.

- 장태상에 대한 마에다의 감정은 어떻게 해석하고 연기했나 ▲ 사랑도 분명히 있었다고 생각한다. 마에다의 마인드로 보자면 나와 동급인 유일한 사람. 경성에서 아무도 신경 쓰지 않고 본인의 것을 이루는 것에만 열중하는 장태상이 자기와 닮아보였을 것 같다. 윤채옥에 대해 샘나는 부분이 있었을거다. 나도 저 사람에게 유일한 친구이고 싶은데 왜 내 말이 아무런 영향이 없지? 내 말을 안 듣지? 그래도 보호해주려고 하고 진심으로 애쓰고 신경 써주는데 반응이 없을까. 저 여자는 뭘 가졌길래 저런 관심을 받을까 생각하지 않았을까.

- 박서준은 마블 후배이기도 하다. 관련해 이야기를 나눴나 ▲ 해외 활동할 때 어땠는지, 외국 촬영하며 지낼 때 힘들진 않았는지 정도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나는 다른 외국 작품을 서준씨가 이어갈지 그런게 궁금했다. 앞으로도 한국 분들이 계속 진출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 박서준과 호흡 어땠나 ▲ 전체 리딩 전 프라이빗 대본 리딩이 기억에 남는다. 다들 긴장감 속에서 작은 방에 앉아서 읽는데 다들 너무 준비를 잘 해왔더라. '이래서 박서준이구나'라는 걸 느꼈다. 감독님과 스태프들이 이 친구한테 많이 의지하겠다 싶을 정도로 현장에서도 잘 해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장태상 같았다. 쑥스러움도 굉장히 많이 타던 성격인 것 같다. 근데 많이 못 보니까. 마에다는 혼자 하는 신이 많아서. 자꾸 현봉식이 생각난다.

- 현봉식과 친구다. 같이 연기해보니 어땠나 ▲ 띠가 같다. 봉식 친구도 같은 일본어를 하는 입장에서 너무 잘 하더라. 본인은 사투리만 쓸 줄 안다고 이야기 하더라. 근데 그 사투리 억양 때문에 일본어가 너무 자연스러웠다. 경쟁자라고 생각한 부부도 있다. (웃음) 의지를 많이 했다. 가토와 만나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데 일본어가 4,5페이지 됐다. 진짜 길었다. 가토와 처음 만나는 신이었고 엄청난 다짐을 하고 들어갔는데 같이 NG를 많이 냈다. 가토는 애교스러운 NG를 내는 편이다. 서로 의지하면서 했다. 가토와 그 신 이후에 조용히 오열했다. 진짜 오열이었다. 감독님한테 보이기 부끄러워서 가토 방에서 촬영 감독님 팔을 잡고 엉엉 울었다. 그 일본어가 너무 어려웠다. 신은 너무너무 다 욕심나는데 내가 이걸 잘 했는지 아쉬움도 남았다.

뉴스엔 이민지 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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