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크리처’ 워킹맘 수현 “여전히 여자배우 복귀 쉽지 않아” [EN:인터뷰③]

이민지 2024. 1. 12.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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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수현, 넷플릭스 제공
사진=수현, 넷플릭스 제공

[뉴스엔 이민지 기자]

※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22일 첫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경성크리처'는 시대의 어둠이 가장 짙었던 1945년 봄, 생존이 전부였던 두 청춘이 탐욕 위에 탄생한 괴물과 맞서는 이야기를 그린다.

배우 수현은 경성 일대를 호령하는 일본 귀족 부인 마에다 유키코 역을 맡았다. 옹성병원을 후원할 정도로 경성의 누구보다 강력한 부와 권력을 쥐고 있다. 미스터리한 인물로 그려진 마에다는 파트2에서 비밀을 드러내며 충격을 안긴다.

- 매번 기모노를 입는 것도 쉽지 않았을 것 같다 ▲ 촬영을 다 멀리서만 했다. 밀양, 합천 등. 차량 이동 시간이 5시간이 넘어갈 때도 있었다. 그 머리를 서울에서 하고 이동하는데 기모노를 안 입어도 꽂꽂하게 있어야 했다. 기모노가 어려운 옷이다. 춥고 덥고 소화도 안된다. 그래도 기모노를 계속 입어서 기쁘긴 했다. 기모노가 주는 마에다의 아우라가 있어서 캐릭터가 분명해지는 느낌이 있었다. 기모노가 막 입는 옷이 아니라 입혀주는데만도 1시간 이상이 걸렸다. 본인이 못 입고 누군가가 꼭 입혀줘야 한다. 입혀주는 시간 동안 캐릭터를 생각하고 자세도 더 바로잡았던 것 같다. 그렇게 입고 나면 허리를 숙일 수가 없다. 그 부분이 좀 힘들었다. 무릎을 꿇고 하는 신들이 있었는데 그게 진짜 힘들었다.

- 세이신과 마에다의 구체적인 전사가 나오진 않았는데 이야기를 듣거나 상상한 부분이 있나 ▲ 감독님이 이야기 해주신게 다이긴 하다. 내가 좋아하는 남자가 있었는데 그 분이 세이신을 좋아했다는거. 나는 어린 마에다는 세이신에게 나름 의지하고 특별한 마음이 있었을 것 같다. 모르겠다. 크면서 한국 사람과 일본 사람이기 때문에 더 사이가 멀어진 건지, 중간에 내가 좋아한 사람 때문에 더 멀어진 계기도 당연히 있겠지만 애증의 관계 아닐까.

- 옹성병원에서의 일이 틀어지지 않았다면 마에다의 계획은 뭐였을까 ▲ 명자에 대한 마음은 분명했던 것 같다. 이시카와도 나에게 도전해서는 안 되는 인물이라고 마에다는 생각했을 것 같다. 애초에 옹성병원에서 일어난 일들은 마에다의 주도 하에 일어난 일이라 괴물에 대한건 마에다에도 새로운 일이었고. (명자의 출산에 대해) 그건 가토의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명자가 애를 낳게 허락할 상황은 아니었다 생각한다. 크리처를 처음 발견했을 때 섬뜩한 웃음 같은 걸 지은 이유는 어떤 수단으로 생각하는거다. 마에다에게 가장 중요한건 권력이다. 내가 다시 콘트롤 하는. 그래서 크리처를 내가 사용할 수 있겠다 생각한 것 같다.

- 크리처나 세트를 본 소감은 어떤가 ▲ 처음 대본 리딩을 하고 크리처, 금옥당 세트를 프리젠테이션으로 보여주셨는데 그 때도 놀랐지만 실제로 이게 얼마나 이뤄질까가 있었다. 세트도 내가 여태까지 한국 작품 보며 가장 완성도가 높았다고 생각한다. 신경을 굉장히 많이 썼다. '신비한 동물사전' 할 때 그 시대 빈티지 물건을 사놓고 그랬었다. 그런 세트에 있다가 보면 차이가 느껴질 수 있는데 그런게 안 느껴질 정도로 훌륭하게 만들었다. 크리처 촉수가 다가올 때 신이 튀어보이지 않을까 했는데 정말 완성도가 좋았다 생각한다. 크리처의 모습도 그렇고 많이 놀랐다.

- 일본어 외에 강조해서 보여주고 싶었던, 연기적으로 노력한 부분도 궁금하다. 시대극이자 장르물이라 그 부분에 대한 노력이 있었는지 ▲ 일단 시대물에 대한 욕심이 있는 편인 것 같다. 예전에 마르코폴로를 선택하고 재밌게 촬영한 이유가 시대극이기 때문이어서도 있었다. 한국에서 사극을 하고 싶은 마음이 어릴 때부터 굉장히 컸는데 키가 커서 한복이 어울릴지 모르겠다는 식으로 감독님들이 말씀하셨었다. 그 시대에 대한 공부 하고 문화적으로 맞는지를 생각했다. 걸음걸이부터 신경 썼다. 차에 어떻게 타야하는지, 옷을 어떻게 잡고 무릎을 꿇어야 하는지 많이 찾아봤다. 장르물은 스케일이나 비주얼적인 것이 있지만 그건 배우가 신경써야 하는 부분은 아닌 것 같다. 배우는 그럴수록 더 진짜 같이 말하고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지금 사람 같은 말을 해야 한다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현실감이 느껴질까를 더 고민했다. 마에다는 전형적인 빌런 같으면 촌스러워진다 생각했다. 어떻게 하면 더 예쁘게, 더 절제해서 할 수 있을까 생각했고 표정이 굉장히 많이 절제돼 있어야 했다. 그 정도가 무릎 꿇고 앉아있을 때 어깨가 살짝 삐뚤어지면 테이크를 다시 갈 정도로 정말 꼿꼿하게 촬영했다.

- 사극 작품 중에서 욕심났던 배역이 있나 ▲ 아버지가 사극을 다 챙겨보신다. 사학 전공이시다. 가족들이 사극을 정말 즐겨봐서 더 욕심이 났는지도 모르겠다. 욕심이 더 났던 이유 중 하나는 내가 외국 작품이 어울린다, 영어를 하기 때문에 서구적이라고 하는데 '난 누구보다도 한국적인 색을 낼 수 있는데'라고 생각해서 하고 싶었던 것 같기도 하다.

- 넷플릭스의 한국 콘텐츠가 해외에서 주목 받는데 실감하는 부분이 있나 ▲ 기대가 정말 많긴 한 것 같다. '경성크리처'를 촬영하고 나온 후에 같이 일했던 외국 배우들에게 연락이 많이 왔다. '서준 배우, 소희 배우 작품들을 재밌게 봤는데 진짜 이런 드라마가 나와서 놀랐다, 자기들도 이런 드라마를 만들고 싶었다'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 '연예인 매니저로 살아남기'에서 출산 후 복귀하는 여배우 역할을 맡았다. 복귀하며 공감되는 부분도 있었을 것 같다. 실제로도 워킹맘의 고충을 느꼈나 ▲ 드라마이기 때문에 좀 더 재밌게 과장된 부분도 있었는데 출산과 일 복귀, 여기에 코로나19도 겹쳤는데 아직도 여자들에게 많이 쉽지 않은 것 같다. 나도 여자 배우로서 복귀에 간절함이 있었고...간절함이 느껴지셨죠?(웃음) 촬영한 걸 보시고 작가님이 '연기가 많이 고팠구나'라고 이야기 해주셨다. 실제 그랬던 것 같다. 인생을 좀 더 살면 배우는 덧붙여지는게 있는데 조금이나마 배우로서 성장한게 느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마에다가 예쁘거나 어린 역은 아니지만 조금 더 성숙한 여자면서 부담되지 많은 않았던 것 같다. 아이와 일부를 같이 봤는데 보여주면 안 되는 나이긴 하는데 '죽으세요' 한 다음 차에 타는데 딸이 '엄마가 차에 타서 나한테 오는거야?'라고 말하더라. (웃음) 워킹맘들은 아무래도 시간을 쪼개기 어려워서 그런 말을 하나 싶었다. 하고 싶은게 많기도 했고 일을 기다린 시간이 길기도 했다. 앞으로도 계속 다양한 걸 하고 싶다.

- 남편이 아이를 많이 보는 편인가, 남편과 시청했다면 어떤 코멘트를 해줬는지 궁금하다 ▲ 많이 봐주는 편이다. 육아 좋아하는 것 같다. 나는 '경성크리처' 보면서 많이 떨렸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 데뷔작 보는 마음이었다. 조용히 혼자서 다 봤다. 중간에 이야기만 살짝 했는데 특별한 코멘트는 없었다.

- 앞으로 배우 수현의 행보는 어떨까 ▲ 지금 촬영한 것들에 있어서 '진짜 새롭다' 아니면 '정말 이미지가 다르다'는 이야기를 들었으면 좋겠다. 그런 초점으로 나도 역할들을 택하고 있다. 좀 더 연기할 때 과감해지는 날 발견하는 것 같다. 그런 걸 알아봐주셨으면 좋겠다. 한국 작품도 더 많이 하고 싶고 다행히 한국 작품을 했을 때 외국에서도 많이 알아봐주시고 계신다. 작품 욕심이 나는 것 같다. 외국에서도 계속 이어서 했으면 좋겠다. 최근에도 한국 스케줄 때문에 외국 일을 포기한 것들이 좀 있다. 그래도 될 만큼 한국 작품에 올인하고 있어서 앞으로 보시는 것들도 재밌는게 많을거다.

- '경성크리처' 시즌2 기대할 만한 포인트가 있다면 ▲ 마지막 세팅이 획기적이었지 않나. '역시 작가님. 어떻게 저런 생각을 했지?' 생각했다. 작가님이 JK 롤링이랑 비슷한 분 같다. 이 세계관을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뉴스엔 이민지 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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