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 엎치고 추위 덮치더니 끝이 아니야?”…18억명 고통받는다는데

안갑성 기자(ksahn@mk.co.kr) 2024. 1. 12.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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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가 촉발한 가뭄으로 이미 전 세계 인구의 약 4명 중 1명이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YT)는 유엔(UN)이 발표한 '2023년 글로벌 가뭄 보고서'를 인용해 2022~2023년 2년간 전 세계적으로 18억4000만명이 가뭄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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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 기후변화 따른 가뭄피해 경고
2년간 전세계 인구 25% 가뭄 고통
“조용하고 느린 재난, 주목 못받아”
쌀값,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고물가·전쟁 겹치며 최악의 식량위기
지난해 10월 엘니뇨로 인해 1902년 이후 100여년 만의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브라질 아마조나스주에서 일대에서 아마존강의 수위가 낮아진 가운데 한 선박이 좌초돼 있다. [사진=EPA연합]
기후변화가 촉발한 가뭄으로 이미 전 세계 인구의 약 4명 중 1명이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YT)는 유엔(UN)이 발표한 ‘2023년 글로벌 가뭄 보고서’를 인용해 2022~2023년 2년간 전 세계적으로 18억4000만명이 가뭄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전했다.

대다수는 저소득이나 중간 소득 국가에 속한 사람들이다. 코로나19 팬데믹과 우크라이나·중동 ‘두 개의 전쟁’으로 식량 가격 인플레이션이 발생했는데, ‘엘니뇨’에 의한 가뭄까지 겹치면서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가뭄에 따른 피해가 가난한 국가에 집중된 까닭에 국제사회의 지원을 요청할 수 있는 정치 사회적인 동력이 떨어진다는 점도 문제라고 유엔은 지적했다.

이브라힘 티아우 유엔기후변화협약 사무총장은 보고서에서 “언론의 관심을 끄는 다른 재난과 달리 가뭄은 조용히 진행되고, 즉각적으로 대중적·정치적 대응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며 “그러나 가뭄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연간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경고했다.

특히 최근 태평양 일대에서 해수온이 높아지는 엘니뇨 현상이 나타나 전세계 가뭄이 심해지고 있다. 브라질 아마존강 일대는 10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위를 기록 중이고, 파나마 운하는 물이 부족해 운하를 지날 수 있는 화물선 수가 줄었다.

세계 2위 해운사 머스크는 이날 파나마 운하의 수위가 낮아져 선박 통과가 어려워지자 한 쪽 해안에 접근한 선박에서 내린 물품을 기차를 통해 옮긴 뒤, 반대편 해안에서 대기 중인 다른 선박에 다시 선적하는 형태로 파나마 운하를 우회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지난해 엘니뇨로 인한 가뭄이 남미 일대를 덮치면서 우루과이 남부 카넬론에 있는 대저수지가 바닥까지 말라붙어 있다. 유럽연합(EU) 기후 모니터에 따르면 기록상 가장 더웠던 해였던 지난해 지구 표면 온도는 상승 한계점인 섭씨 1.5도를 거의 넘어섰다. [사진=AFP연합]
식량 부족도 현실화하는 중이다. 지난해 7월 세계 최대 쌀 수출국인 인도는 자국 내 식량 가격 안정화를 위해 대부분의 쌀 품종의 수출 제한 조치를 연장한다고 밝혔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수십억 명의 인구가 주식으로 삼고 있는 쌀 가격은 15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10일 아시아 쌀 시장의 벤치마크 지표인 태국산 백미 선물 가격이 톤당 646달러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톤당 1000달러를 기록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유엔은 엘니뇨와 팬데믹, 전쟁 후폭풍으로 인해 기록적인 수준의 기아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 2014~2016년에도 엘니뇨 여파로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쌀 수확량이 급감하며 수백만 명이 식량 위기에 처했다.

특히 올해는 팬데믹과 전쟁으로 인한 물가 상승이 겹치면서 2억5800만명에 달하는 인구가 ‘급성 기아’ 상태에 처해 있다고 유엔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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