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 LED’ 시장 개화… 韓 강소기업, 웨어러블·뷰티용 기기 도전장
”마이크로 LED 패널 2029년 3억2700만장 출하 전망”
사피엔반도체와 프로닉스 등 국내 강소기업들이 웨어러블·뷰티 기기용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를 비롯해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들도 마이크로 LED를 탑재한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국내 강소기업들이 마이크로 LED 시장 개화에 따른 수혜를 입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TV와 웨어러블, 미용·뷰티 기기 등에 탑재되는 마이크로 LED 시장 성장세가 전망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욜 인텔리전스는 마이크로 LED 패널 출하량 규모가 2029년에는 약 3억2700만장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며, 증강현실(AR)·가상현실(VR)·혼합현실(MR), 스마트워치 등 초소형 디스플레이 응용처가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이크로 LED는 100㎛(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이하의 초소형 LED 소자가 스스로 색을 내는 디스플레이다. 기존 LCD(액정표시장치) TV에 달린 백라이트나 컬러 필터 없이도 빛과 색을 낼 수 있다. 액정표시장치(LC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달리 개별 소자가 빛과 색을 동시에 낼 수 있어 선명한 색상 표현이 가능하다. OLED와 다르게 유기 소재를 사용하지 않아 번인(화면 잔상)이 덜 하다는 장점도 있다. 야외에서도 사용되는 AR, MR 응용처의 경우 직사광선 아래에서도 디스플레이가 선명하게 표시돼야 해 번인 부작용이 덜한 마이크로LED가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손꼽히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애플 등 빅테크 기업들도 자사 제품에 마이크로 LED 탑재를 고려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애플이 디스플레이 패널 부문에서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고 핵심 부품 공급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최근 10년간 마이크로 LED 분야에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 이상을 투자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애플은 애플워치 시리즈에서도 최상위 울트라 모델에 마이크로 LED를 먼저 적용하고, 이후 응용처를 확대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 LG전자뿐만 아니라 사피엔반도체, 프로닉스 등 강소기업들이 마이크로 LED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피엔반도체는 시스템반도체 전문 팹리스 기업으로 실리콘 기판 위에 발광다이오드를 접합시켜 AR과 VR, MR 기기의 디스플레이를 고휘도로 구현하는 ‘LEDoS(LED-on-Silicon)’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가 기술 경쟁력을 보유한 팹리스 기업을 선정해 지원하는 ‘글로벌 스타 팹리스 20개사’에도 포함됐다. 사피엔반도체는 현재 1200억원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아, 다음 달 상장을 앞두고 있다.
사피엔반도체는 LEDos를 구동하는 실리콘 백플레인(Backplane) 제품뿐만 아니라 대형디스플레이용 구동 반도체 제품까지 양산 시스템을 갖춘 상태다. 사피엔반도체에 따르면 현재 사피엔반도체는 글로벌 빅테크와 계약 및 협업을 논의하고 있다. 사피엔 반도체 관계자는 “사명을 밝힐 수는 없지만 5곳의 기업과 구체적인 계약 단계에 접어들었고, 10개 이상의 고객사와 협업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로닉스는 아모레퍼시픽에 2년간 면발광 마이크로 LED 마스크를 독점 공급하는 계약 체결했다. 하반기에 두피용 제품, 내년에는 목과 손을 위한 제품을 연이어 출시할 예정이다. 마이크로 LED는 기존에 마스크에 적용됐던 미니 LED와 다르게 유연하게 피부에 밀착시켜 진피층까지 빛을 도달시킬 수 있어 뷰티 분야에서도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김기수 프로닉스 대표는 “삼성 등 대기업은 디스플레이를 목표로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R(빨강)과 G(녹색), B(청색)를 전부 구현해야 하지만, 뷰티/미용 기기는 피부 치료에 최적화된 적색 원색인 R을 중심으로 기술을 연구한다”며 “틈새시장을 공략해 기술 개발과 양산 체제를 빠르게 구축한 것이 시장 진입 성공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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