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6개월간 3만명 정착... 러 부유층 피난처 된 태국 푸껫
러시아인들이 ‘동양의 진주’라 불리는 태국 푸껫 이주를 목적으로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다고 닛케이(니혼게이자이신문)가 11일 보도했다. 러시아인들이 2023년 상반기에 구매한 푸껫 부동산은 240채로 8억7500만바트(약 328억3875만원) 규모로 1위다. 푸껫 부동산 구매 상위국인 프랑스, 미국, 중국, 영국인의 구매액을 넘어선다. 하지만 러시아의 푸껫 부동산 투자가 늘면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면서, 현지인은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다.
대표 사례는 푸껫에서 지난해 12월 시작된 110억바트(약 4128억3000만원) 규모의 고급 빌라 ‘에덴의 정원’ 개발로, 가장 큰 부동산 개발 사례로 꼽힌다. 개인 주택 및 콘도 판매가 붐을 이루면서 푸껫 부동산 시장이 활황을 보이고 있는 사례 중 하나다.
에덴의 정원은 라얀 해변의 5성급 아난타라 푸껫 꼭대기에 위치하고 있다. 에덴의 정원 부지는 70%가 숲, 정원, 분수, 놀이터, 운동 공간으로 꾸며지며 560개 이상의 주택이 들어설 예정이다. 러시아 및 중동 투자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두바이 기반 사모펀드인 DPD 인베스트의 지원을 받아 태국의 ‘아말 그룹’이 개발 중이다. 에덴의 정원 가격은 한 채에 22만~30만바트(약 826만~1126만원)에 달한다. 푸껫의 신임 주지사인 소폰 수완나랏은 고급 빌라 ‘에덴의 정원’에서 열린 샴페인 파티에서 “푸껫은 천국”이라며 “푸껫을 두 번째 고향으로 원하는 모든 사람을 환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국제부동산컨설팅업체 CBRE에 따르면 푸껫 중서부 해안은 방타오 해변, 라얀 해변을 중심으로 콘도 착공을 주도했다. 2023년 상반기 콘도 판매 수는 최근 10년 이래 최고 판매량을 기록 중이다. 이를 반영하듯 2023년 3분기 푸껫 부동산 거래액은 2022년 전체액보다 113% 급증했다. 푸껫의 부동산 가치는 지난해 6월 말 기준, 275억바트다. 여기에는 9개 병원, 13개 국제학교, 8개의 쇼핑몰, 4개의 선착장, 6개의 골프장이 포함돼 있다.
특히 러시아, 중국, 인도, 유럽인들이 투자 차원이 아닌 가족과 살기 위해 이주 목적으로 푸껫에 투자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지난 1년 6개월 동안 2만7000명의 러시아인이 푸껫에 정착한 것으로 추산된다. 러시아 경제가 전쟁으로 위기에 처하자, 막대한 자산을 가진 이들이 푸껫으로 이주한 것이다.
이는 태국 정부가 최근 러시아인의 관광 비자를 30일에서 90일로 늘리는 조치를 취한 영향이다. 올해 상반기에만 약 50만명의 러시아인이 푸껫을 찾았고, 이 중 9000명 이상이 장기 체류 비자를 받았다. 이에 푸껫에는 러시아 식당과 상점이 생기기 시작했고, 러시아어로 된 표지판과 메뉴판도 등장했다. 러시아는 올해 푸껫에 새로운 영사관을 열기도 했다.
러시아인이 푸껫을 찾는 이유는 온화한 날씨와 바다가 꼽힌다. 현지 부동산 중개인인 크리스티나 카미셰바는 abc뉴스에 “푸껫은 날씨가 좋고 바다가 있다”며 “러시아인들은 해변에서 수영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으로 여행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는 “방타오 해변 근처에 위치한 콘도 80%를 러시아인이 소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인의 푸껫 부동산 투자가 늘면서 현지 부동산 가격이 급등했다. 푸껫 부동산 가격은 매년 평균 5% 인상했으나, 올해는 10~20%까지 올랐다. 현지의 한 부동산 전문가는 “2023년 1분기에 푸껫을 방문한 러시아인이 1000% 급증했고, 이로 인해 임대료가 상승했다”며 “고급 콘도 임대 가격은 최대 300% 올랐다”고 말했다.
한편, 팬데믹 종료 이후 푸껫을 찾는 이들이 급증했다. 지난해 11월까지 1년 동안 국내선 및 국제선 공항 도착 건수는 624만건 이상으로 2022년보다 88% 증가했다. 이 중 국제선 도착 건수는 140% 증가했다. 태국 관광청에 따르면 태국의 전체 방문객 수는 지난해 2800만 명 이상으로 회복했다. 2019년, 코로나19 이전 최고치는 4000만 명에 조금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태국 경제의 약 5분의 1은 관광업에 의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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